RFA “김일성-김정일 기금 명목으로 모금강요…금수산태양궁전 유지비”
  • "봐, 할아버지하고 아빠 이름만 팔면 돈 나온다니까." 최근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이 다가온다며 주민들로부터 돈을 빼앗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봐, 할아버지하고 아빠 이름만 팔면 돈 나온다니까." 최근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이 다가온다며 주민들로부터 돈을 빼앗고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이 '미이라'로 만들어 냉장보관 중인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이라며 주민들에게 돈을 빼앗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김정은 집단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유지 관리하는 ‘김일성-김정일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강제모금을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한 평안북도 소식통의 이야기다.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성심을 강조하며 기금에 돈을 바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조선 돈으로 100만 원 이상 낸 사람들에게는 액틀(액자)에 보기 좋게 넣은 ‘기금증’을 수여한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기금을 내기 싫어도 “충성심이 모자란 사람”으로 찍힐까봐 안 낼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 대부분은 기금을 내는 것에 소극적이어서 몇 백 원정도로 성의 표시를 하고 마는 분위기지만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자녀를 둔 사람들과 노동당 입당에 목을 맨 사람들 중에는 100만 원 이상을 내고 기금증을 받아 수령님, 장군님 초상화 밑에 걸어놓기도 한다.

    기금에 돈을 내는 것을 (주민들에게)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지 않으면 충성심이 모자란 사람으로 눈총을 받기 때문에 얼마간이라도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한 평양 출신 탈북자를 인용, “예전부터 그랬다”고 전했다.

    “내가 북에 있을 때도 당국은 온갖 이름의 기금으로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냈다. 각 직장 단위에 당원 폰트를 몇 개 내려 준 뒤 기금 낸 실적을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공개해 입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돈내기 경쟁을 유도하기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2014년 2월 16일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김일성-김정일 기금’에 돈을 내라고 강요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집단이 주민들에게 강제 모금을 해 모은 돈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냉장보관하고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을 더욱 화려하게 꾸미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이 죽은 뒤 김정은이 금수신 태양궁전을 새로 꾸미는 데 들인 돈은 수 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돈이면 북한 주민들의 식량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많다. 

    김정일은 살아 생전에 2007년 주체사상의 전 세계 보급과 ‘국제 김일성상’ 사업을 한다며 ‘국제 김일성 기금’을 조성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죽은 뒤 김정은은 이 기금을 ‘김일성-김정일 기금’으로 이름을 바꾸고,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