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아저씨 오세훈…추미애 대항마로 관악을 전(戰) 참전하나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과 오신환 예비후보(오른쪽)가 오신환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여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과 오신환 예비후보(오른쪽)가 오신환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여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관악을 보궐선거에 도전한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의 키다리아저씨가 될 수 있을까.

    오세훈 전 시장이 26일 서울 난곡사거리에 위치한 오신환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여해 지지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신환 후보 입장에선 오세훈 전 시장이 지원세력으로 나설 경우 천군만마(千軍萬馬)와 같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동안 관악을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당시 강남순환고속도로, 경전철 신림선 등을 추진했다.

    이에 관악을 지역구민들은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게 세간의 중론이다.

    실제로 오세훈 전 시장은 오신환 후보를 선거운동기간 중 적극적으로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신환 후보는 인사말 도중 오세훈 전 시장을 언급하며 "2010년 관악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오 브라더스'가 나의 캐치프레이즈"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당시 오 시장은 당선됐지만 나는 낙선했다"고 회상하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오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은 관악구에 관심과 애정이 매우 크다"며 "관악의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준 고마운 분"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오신환 후보가 오세훈 전 시장의 지원을 등에 업을 경우, 경쟁후보로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새정치연합은 정태호 후보를 책임지고 지원할 최고위원으로 추미애 의원을 선정한 바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추미애 최고위원의 대항마로 나온다면, 이번 4·29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 전 시장이 선거사무소에 등장하자 발대식에 참여한 오신환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 자리에는 "오세훈 전 시장이 온다는 소식에 예정된 건강검진을 미루고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방문자도 있었다. 환대를 받은 오 전 시장은 행사 직전까지 장내를 돌며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했다.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신환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신환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오세훈 전 시장은 단상에 올라 "정치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게 언뜻 계산해보니 3년 반 만"이라며 "최근 1년 동안 남미 페루와 아프리카 르완다를 돌아봤다. 아무것도 없으면서 경제가 살아나는 나라의 한 가지 공통점은 지도자를 잘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은 천안함 사건 5주기"라며 "이번 선거의 의미와도 연결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보궐선거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걸 부인한 독특한 정치집단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주변 주민들에게도 이번 선거의 의미를 잘 설명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진당이 국회의석을 갖도록 어깨동무를 같이한 정당이 있는데,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며 "이들을 심판하는 선거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보궐선거의 의미를 강한 어조로 상기시켰다.

    이날 오세훈 전 시장은 오신환 후보를 추어올리는 역할도 가벼이 여기지 않았다. 그는 "오신환 후보를 보고 가슴이 짠했다"며 "27년 동안 여당 후보가 당선되지 않은 자갈밭 같은 곳에서 1년이나마 열심히 해보겠다는 그의 열정과 뜻을 발견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오신 동지 여러분이 주변에 오 후보의 진심을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이렇게 야세가 강한 곳에서 변심하지 않고 지금까지 새누리당을 지키신 여러분들이 우리 당의 보배들"이라고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나는 시장 선거를 비롯해서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선거(의 결과)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며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어 "물론 지금은 시장직을 거는 무리를 해서 이 처지가 됐지만…"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우리가 일낸다! 오신환! 오신환! 오신환!"을 외치며 단상을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