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가안전보위부 “미군과 괴뢰정보기관 배후조종 아래 최고 수뇌부 암살 시도”
  • 北보위부가 연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김국기 씨라고 밝힌 인물.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국적인 것을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보위부가 연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김국기 씨라고 밝힌 인물.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국적인 것을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김정은 집단이 “우리 주요기밀을 캐고 테러를 하려던 남조선 괴뢰 간첩 2명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무고한 한국 국민”이라면서 즉각 송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6일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反공화국 정탐, 모략 행위를 감행하다 적발, 체포된 괴뢰 정보원 간첩 김국기, 최춘길의 기자회견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연 北보위부의 주장이다.

    “이들 남조선 간첩은 미국과 괴뢰정보기관(국가정보원)의 배후 조종과 지령 밑에 가장 비열하고 음모적인 암살 수법으로 최고수뇌부를 어째보려고 날뛴 극악한 테러분자들이다.”


    北보위부는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가 조선적, 북한 내 화교, 북한 보따리상 등과 접촉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을 어디서 붙잡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국기 씨는 기자회견에서 “2010년 北최고지도부가 철도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지령을 받고 관련 정보를 (남조선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김국기 씨는 또한 북한 핵 관련 정보 수집, 북한 화폐 위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최춘길 씨는 북한군 관련 자료 수집, 간첩사건 조작, 위조 달러 제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최춘길 씨는 2014년 12월 30일 북한 국경에 불법 침입했다고 북한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北보위부가 ‘남조선 간첩’이라고 한 김국기 씨는 기자회견에서 1954년 대전에서 태어났고 2003년부터 中단둥에서 거주했다고 밝혔다. 최춘길 씨는 1959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고 김 씨와 비슷한 때부터 중국에서 살았다고 밝혔다.

    北보위부는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가 국정원과 美정보기관의 사주를 받고 김정일과 김정은을 암살하려 했고, 테러를 저지르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남조선 간첩’ 대부분이 ‘조작된 사건’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 씨와 최 씨 또한 중국 국경지역에서 생활하던 평범한 한국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들과 국정원 간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북한 측에 “무고한 우리 국민 2명을 즉각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27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리 정부에게는 어떤 사전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우리 국민 김국기 씨와 최충길 씨를 억류하고, 이들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즉각 송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가 국정원 소속이라는 北보위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북한이 발표한 조사내용은 이들이 한국으로 송환된 뒤에 확인해 봐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가 2014년 말 북한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이들의 송환과 관련해 북한 측과 협상해 나가는 과정 또한 공개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정부는 이날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 송환 촉구에 이어 2013년 10월부터 북한에 강제구금돼 있는 선교사 김정욱 씨의 조속한 석방 및 송환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