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시도하는 고위 간부 급증…北보위부 “행방불명자 중 납치된 경우도”
  • ▲ 북한은 전 세계에 5만여 명의 근로자를 내보내는 등 곳곳에 외화벌이 일꾼을 파견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아리랑TV 관련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은 전 세계에 5만여 명의 근로자를 내보내는 등 곳곳에 외화벌이 일꾼을 파견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아리랑TV 관련 보도화면 캡쳐

    영화 ‘신세계’는 경찰 비밀요원이 거대 범죄조직에 잠입해 활동을 하다 내부 권력암투에 휘말려 고생을 하다 조직 두목이 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경찰들이 납치, 감금되어 살해 당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온다.

    그런데 최근 북한 고위 간부들이 중국 동북 3성에서 잇따라 실종되고 있다. 일부 소문은 이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北외화벌이 일꾼들은 중국 동북 3성의 ‘흑사회(조직폭력배)’와 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 동북 3성으로 외화벌이를 위해 나왔던 北노동당 고위간부들이 잇따라 행방불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은 “北당국의 가혹한 처벌과 숙청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탈북하는 당 간부들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최근 노동당 중앙당 간부들이 중국에서 연이어 실종되는 것은 이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2월 北노동당 중앙당 간부가 中요녕성 심양시에서 행방불명됐고, 지난 3월 27일에는 中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또 한 명의 중앙당 간부가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은 “연길에 나와 있는 北간부들이 행방불명된 사람이 누구인지 절대 알려주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석에서 모두 ‘큰 인물’이라고 말해 거물급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 당 간부가 행방불명되었을 당시 국가보위부가 이 간부를 체포하기 위해 요원 수십 명을 심양에 파견하고 中공안당국에도 공조수사를 의뢰했지만 끝내 행방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북한 소식통의 이야기는 주목할 만 하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중국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행방불명된 고위급 당 간부가 수십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그냥 탈북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다.”

  • ▲ 단속에 적발된 북한산 마약. 北정권은 온갖 범죄를 통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통일부 블로그 캡쳐
    ▲ 단속에 적발된 북한산 마약. 北정권은 온갖 범죄를 통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통일부 블로그 캡쳐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집단은 중국에서 외화벌이 사업을 하면서 중국 측 파트너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가 상당히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중국 현지에 나와 있는 노동당 간부가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 측 파트너가 현지 조직폭력배를 사주해 北노동당 고위 간부들을 납치해 보복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인지 北국가보위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노동당 간부들에게 “되도록 돌아다니지 말고 파견 근로자에 대한 감시도 특별히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北국가보위부가 내세운 명분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이해 사건 사고를 예방하자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中현지에서 외화벌이 당 간부와 일꾼들이 행방불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전언이었다. 

    이들 소식통들의 이야기처럼 北노동당 간부들이 中동북 3성에서 계속 행방불명되는 것은 中조직폭력배와 함께 마약밀매, 위조지폐 유통, 인신매매, 짝퉁 제품 제조 및 유통, 보이스 피싱 등 각종 범죄를 통해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의 특성 상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