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전혁, "북한, 간첩 남파공작 필요없어진 이유는?"
    곳곳 간첩 활약, 간첩확대 재생산구조 확립돼 '소름'
    편집국  |  media@mediapen.com

  • ▲ 조전혁 전 의원
    ▲ 조전혁 전 의원
    얼마 전 가장 최근에 탈북한 북한 모 기관의 최고위간부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강연과 강연 후 질의를 통해 저는 최근 북한 상황에 관한 꽤 ‘따끈따끈(?)’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

     “우리는 북한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북한 김정은 체제의 견고함에 대해 그는 결단코 소위 남한의 전문가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취약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관련해서 남한의 일각에서는, 특히 김의 어린 나이를 들어 권력기반이 약하다느니, 집단지도체제가 불가피하다느니, 군부에 업힌 권력이라느니 ... 하는 진단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얘기들에 대해 한 마디로 일축했습니다. “북한은 70년간 현재의 체제를 만들어 온 사회다. 3대 세습에 대해 반기를 드는 세력 자체가 없다.” 그는 또 “북한에서는 소위 ‘2인자’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는 사회다. 절대 권력의 1인자만 존재할 뿐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말을 통해서 새삼 확인한 것이지만, 북한은 ‘1인 절대왕정(絶對王政) 체제’입니다.

    다음으로 북한의 시장화 문제 관련입니다. 이 이슈에 대해서도 그는 “남한의 전문가란 사람들은 북한경제의 시장화는 북한의 체제를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촉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그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소위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북한의 시장화가 매우 빠르게 진전되었고 현재로 빠른 속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절대로 시장경제가 법이나 제도로서 뒷받침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즉 시장을 통해 경제가 돌아가고는 있으나 언제든지 불법, 위법의 올가미를 씌워 탄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시장경제마저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또는 장마당) 경제를 통해 돈을 번 북한주민들이 혹시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히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시장마저 소위 ‘불안의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안감에는 선례가 있습니다. 김정일 시절 북한에서는 텃밭의 사유화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재주 있는 사람들이 돈을 벌고 부자가 된 적이 있었는데 몇 년 후 그 사람들이 모두 교화소 행을 면치 못했다는 것입니다.

  • ▲ 조전혁 전 의원
     
▲ 사진=탈북한 북한의 고위급 인사는 최근 남한내 곳곳에 간첩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자생적인 간첩이 늘어나면서 북한 당국이 남파간첩 공작이나 남파양성기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진 YTN화면 캡처
  • ▲ 조전혁 전 의원
    당국이 언제 자신들을 교화소로 보낼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하고 철저히 당국의 눈에 들기 위해 협조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죠. “시장화가 체제를 변화시킬 것이다.”라는 명제는 적어도 북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습니다.

  • 북핵에 관한 그의 주장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는 “북한은 이미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를 이루었다. 잠수함 발사, 장거리 대륙간 탄도 문제도 거의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북한은 오래지 않아 핵무기를 실전에 배치하고 무력을 과시하면서 ‘핵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합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자국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인질’로 이용해왔고 또 이용하려 합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은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협박과 보상, 미국과의 직접적인 거래를 위한 지렛대에 불과합니다. 북한 핵의 성능이 개선될수록 이런 북한의 태도는 더욱 노골화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남한 내 간첩에 대해 그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과거에는 간첩을 남파하기 위한 공작과 남파간첩 양성기구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미 남한 내 요소요소에 간첩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적당히 포섭하면 쉽게 넘어온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우리 대한민국 사회 내에 자생적인 간첩의 확대재생산 구조가 확립돼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실로 소름이 끼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의 말이 모두 정확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력으로 판단하고 또 제가 직접 들은 증언에 따르면 우리는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으며, 또 북한의 향후 변화에 대해 너무 우리 식으로 또는 너무 우리의 희망에 따라 관측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는 정작 북한에 대한 첩보는 너무 부족하지 않나 반성해야 합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에 정작 이 사람들이 소위 레닌에 말한 ‘쓸모 있는 바보들’은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듭니다.
     /조전혁 새누리당 인천남동구을 당협위원장, 전 명지대 교수.
    [미디어펜 칼럼=뉴데일리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