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몰타 정부, 해군 함정, 헬기 급파해 구조작업…다른 생존자 구조 없어
  • 2011년 5월 이탈리아 당국에 적발된 '밀입국 난민선'의 모습. 이런 난민선이 지중해를 '지옥의 바다'로 만들고 있다. ⓒCNN 당시 보도화면 캡쳐
    ▲ 2011년 5월 이탈리아 당국에 적발된 '밀입국 난민선'의 모습. 이런 난민선이 지중해를 '지옥의 바다'로 만들고 있다. ⓒCNN 당시 보도화면 캡쳐

    리비아 난민 950여 명이 탄 어선이 전복(顚覆)된 사고로, 승선자 가운데 90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전복된 어선은 현재 무정부 상태인 리비아를 탈출하려는 사람들 950여 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일(현지시간)까지 구조된 사람은 28명에 불과하다.

    난민선의 전복 사고는 19일 자정 무렵(현지시간) 리비아 북쪽 27km, 이탈리아령 람페두사 섬 남쪽 193km 지점 해상에서 발생했다. 구조된 생존자에 따르면, 당시 난민선에 타고 있던 수백여 명이 지나가는 상선에 도움을 요청하려 배 한 쪽으로 몰리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당초 외신들은 난민선에 승선한 사람이 700여 명일 것으로 추정했으나, 구조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95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사망-실종자 수가 900명이 넘는다는 뜻이다.

    난민선에 타고 있다 구조된 방글라데시人에 따르면, 전복사고 당시 난민선에는 40~50명가량의 어린이와 200여 명의 여성들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300여 명 이상은 배 안의 선실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난민선이 전복된 직후 이탈리아와 몰타 당국은 해군을 급파해 뒤집힌 난민선 주변에서 구조작업을 펼쳤다. 주변을 지나던 상선도 합세, 배 20척과 헬기 3대가 구조작업을 펼쳤다. 28명의 승선자를 구조한 뒤에는 시신만 건졌을 뿐 더 이상의 생존자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선 전복사고 당시 이 해역의 수온이 17도나 돼 승객들이 여전히 살아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을 것으로 보고, 구조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2014년 8월 이탈리아로 향하다 전복된 어선 승선자들의 시신이 해안으로 밀려와 있다. 작은 어선을 타고 남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대기원시보 당시 보도화면 캡쳐
    ▲ 2014년 8월 이탈리아로 향하다 전복된 어선 승선자들의 시신이 해안으로 밀려와 있다. 작은 어선을 타고 남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대기원시보 당시 보도화면 캡쳐

    한편 국제인권단체들은 이번 난민선 전복 사고가 예고된 재앙이었다고 주장한다. 외신들은 올 들어 1,600여 명의 리비아 난민이 배 전복 사고로 숨졌다고 전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넘어 남유럽으로 가던 난민 가운데 2만 2,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국제인권단체들에 집계된 통계로 실제 사망자 수보다 적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어선 등 소형 선박을 이용해 남유럽으로 밀입국하려는 사람은 수십 년 전부터 있었다.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세족주의 세력과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간의 내전이 격렬해지면서 유럽으로 가려는 피란민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때문에 난민 사망자 수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