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둥서 오래 거주하던 김국기-최철환 씨, 화교 꾀임에 속아 北에 끌려간 듯
  • 북한 보위부는 지난 3월 26일 "남조선 국정원이 보낸 간첩"이라며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의 기자회견을 공개했다. ⓒ당시 MBC 보도화면 캡쳐
    ▲ 북한 보위부는 지난 3월 26일 "남조선 국정원이 보낸 간첩"이라며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의 기자회견을 공개했다. ⓒ당시 MBC 보도화면 캡쳐

    지난 3월 26일 북한이 “남조선 국정원이 보낸 간첩”이라고 공개한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가 실은 북한 거주 화교의 꾀임에 속아 북한에 갔다가 붙잡힌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1일, 中단둥 지역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를 ‘반공화국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한 뒤에도 그들의 자세한 활동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는 중국 단둥에 오랜 기간 거주하면서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등의 인도적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잘 아는 중국 단둥 주민들인 김 씨와 최 씨가 ‘간첩 활동’을 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中단둥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한에 포섭된 화교들이 북한 보위부의 지시에 따라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를 압록강 하류 지역으로 유인한 뒤 강제로 납치해 북한으로 데려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북한 보위부를 도와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를 유인한 북한 화교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이 화교는 북한 경비병들과 짜고 중국과 북한을 넘나들며 밀수를 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中단둥 주민들은 또한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가 북한 보위부에 납치당한 시점은 북한 당국이 강제로 기자회견을 시켰던 지난 3월 26일보다 훨씬 전인 2014년 겨울 무렵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中단둥 지역에서 활동하던 화교와 한국인들은 북한 보위부의 ‘강제납북’ 등 테러를 우려해 북한과의 상거래를 거의 중단한 상태라는 게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단둥 소식통은 “북한 측이 단둥에 있는 남한 상점과 식당들을 ‘반공화국 모략거점’이라고 주장한 뒤부터 보위부 요원을 풀어 북한 주민들의 남한 상점, 식당 출입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화교들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조차 화교들과 접촉하는 것은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일부 주민들조차 중국을 드나드는 화교를 ‘남조선 앞잡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들은 중국 최고지도부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고 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中단둥 주민들 사이에서 도는, 김국기 씨와 최철환 씨 납북 소문이 사실일 경우 한국 정부는 대북관계를 개선하려던 기존의 입장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북한 인권 문제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강제납북’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