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저녁 6시까지 신분증만 지참하면 관내 어느 투표소에서도 투표 가능
  •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자 부부(가운데)·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자 부부(왼쪽)·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자 부부(오른쪽)가 24일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자 부부(가운데)·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자 부부(왼쪽)·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자 부부(오른쪽)가 24일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4·29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24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최대 접전 지역인 서울 관악을의 새누리당 오신환·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부부는 이날 아침 일찍 투표를 마쳤다.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세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24일 기표를 마치고 투표함으로 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24일 기표를 마치고 투표함으로 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빨간 넥타이 오신환 "27년 야당 독주 마감하고 지역 일꾼 뽑아달라"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배우자 유정미 씨는 이날 오전 9시 미성동 자치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오신환 후보는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유정미 씨는 빨간 외투를 걸쳐 '깔맞춤'을 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초선에 도전하는, 여의도 정치에 때묻지 않은 오신환 후보는 먼저 기표소에서 나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집어넣으려다 놀란 취재진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부인과) 같이 하셔야죠"라는 취재진의 외침에 오 후보는 "같이 해야 되는 거에요?"라며 머쓱한 듯 웃음을 보였다.

    이어 오신환 후보 부부는 "투표함에 넣지는 말고 손만 올려달라" "이쪽도 봐달라" "ENG(방송용 카메라) 때문에 물러섰다가 다시 나오면서 연속 동작으로 투표해달라"는 요청에 일일이 응하면서, 어렵사리(?) 투표를 마쳤다. 관악을 보궐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관계로,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었다.

    투표를 마친 오신환 후보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바닥 민심에 대해 "과거 야당을 지지했던 분들도 '27년간 정 주고 마음 주고 표 주고 다 줬는데 나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며 "중앙정치와 이념정치에 매몰되지 않은 지역 일꾼을 선택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향해서는 "이번 선거는 27년 간의 야당 독주를 마감하고 관악이 힘차게 출발하는, 그런 선거가 돼야 한다"며 "이번 만큼은 40년 동안 이 지역에 살면서 지역주민과 손잡고 일해온 나의 손을 잡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4일 사전투표를 마친 뒤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배꼽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4일 사전투표를 마친 뒤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배꼽 인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주황색 웃옷 정동영 "압도적 승리할 것… 정치판 흔들려야"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 배우자 민혜경 씨는 뒤이은 9시 30분, 흔히 '신림동 고시촌'이라 불리는 대학동의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 지역에 소재한 한 고시텔에서 자면서 선거 운동을 치르고 있다.

    정동영 후보 부부도 국민모임을 상징하는 주황색으로 옷을 맞춰 입었다. 전직 대권 주자답게 능숙하게 취재진의 요구를 소화한 정동영 후보는 투표를 마치고 나서면서 선관위 관계자와 참관인들을 향해 90도로 몸을 굽히는 '배꼽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정동영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를 많이 해봤는데 바닥 민심이 완전히, 완전히 뒤집어졌다"며 "다들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격려해주고 있고, 나 또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악이 뒤집어지면 야권부터 흔들리면서 정치판에 지각 변동이 올 것"이라며 "민생은 흔들리지 않고, 정치는 흔들려야 한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4일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4일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연하늘 넥타이 정태호 "부패정권 심판해야… 표 몰아달라"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배우자 정계순 씨는 10시 10분에 난곡동사무소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정태호 후보는 연한 하늘색 넥타이에 정계순 씨는 파란색 외투를 입어, 역시 철저하게 당색(黨色)에 따라 '깔맞춤'을 한 모습을 보였다.

    이 지역에서만 5선을 한 같은 당의 이해찬 의원의 보좌진 출신으로, 본인 스스로는 초선 의원에 도전하는 정태호 후보는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다소 당황한 듯 취재진을 응시하다가, 선관위 관계자의 재촉에 뒤늦게 지문 인식을 했다.

    정태호 후보 역시 본인 확인이 배우자보다 빨리 이뤄진 관계로 기표를 먼저 마쳤다. "(배우자와) 같이 하실게요"라는 취재진의 말에 정태호 후보는 다시 기표소 안으로 걸어들어가려다 "(기표소 밖에) 나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오히려 취재진에게 묻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정태호 후보는 자신이 느낀 바닥 민심에 대해 "관악 주민의 말씀은 서민 경제를 살리고 '성완종 리스트'에 따른 부패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서민들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가 됐고 친박 게이트의 진상을 밝히는 선거가 됐으며, 주민들은 이번 선거의 의미를 정확하고 냉정하게 보고 계시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부동층을 향해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와 부패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야권 후보가 돼야 한다"면서도 "야권 후보가 분열돼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인 정태호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강조했다.


  • ▲ 서울 관악구 난곡동사무소에서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24일 오전 투표를 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서울 관악구 난곡동사무소에서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24일 오전 투표를 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5일 저녁 6시까지 사전투표… 신분증만 지참하면 투표 가능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24~25일 이틀간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된다. 신분증을 지참한 유권자는 관악구 관내 어느 투표소에서도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성동에 거주하는 주민도 조원동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또, 이번에 함께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라면 해당 선거구 밖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도 사전 투표를 할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거주하는 주민은 관악을 관내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도 사전투표가 가능하다.

    사전투표의 경우 별도의 선거인 명부가 존재하지 않고 전산 처리돼 있기 때문에, 유권자는 명부 등재 번호 등을 알아둘 필요 없이 신분증만 지참하고 오면 된다. 단, 사전에 거소 투표를 신청했던 유권자라면, 거소 투표를 위한 '회송용 봉투'를 지참하지 않으면 투표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편 중도에 사퇴한 구 통진당 소속의 무소속 이상규 후보와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는 "이상규 후보가 투표용지에 인쇄는 돼 나오지만, 기표란에 '사퇴'라고 씌여 있기 때문에 실수로 잘못 기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투표소에는 수화가 가능한 투표 도우미가 배치되는 등 장애우의 경우에도 불편 없이 사전투표할 수 있는 조치가 돼 있다"며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