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당 前 대선 후보 폄하도 서슴지 않아, 鄭 "130석에 1석 더해준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 관악발전협의회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세 후보가 지역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관악발전협의회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세 후보가 지역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야권 대표 주자' 자리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충돌이 다시 한 번 불꽃을 튀겼다. 두 후보는 서로를 '무소속 하나' '130석에 1석 보탤 뿐'이라고 폄하했다.

    24일 관악청소년회관에서 열린 관악발전협의회 주최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공청회에서, 새누리당 오신환·새정치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지역의 최대 현안인 '사법시험 존치' 문제를 중심으로 설전을 벌였다.

    정태호 후보가 먼저 오신환 후보의 사법시험 존치 공약에 대해 "사법제도 개편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김무성 대표가) 당론으로 정하고 대통령이 결단하면 되는데 집권여당이 왜 지금 못하는지 그게 궁금하다"며 날을 세웠다.

    정동영 후보도 "여당이 사시 존치를 한다고 하는데, 하려면 선거하기 전에 하지 왜 선거 때 하느냐"며 거들었다. 정태호 후보도 이 대목에서 공감한 듯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에 오신환 후보는 "토론에도 예의와 룰이 있다"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지, 자기가 못하는 것을 남탓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격했다.

    정태호 후보와 정동영 후보 사이의 연합전선은 오래가지 못했다. 공청회가 진행될수록 둘 사이에는 격렬한 불꽃이 튀었다.

    정동영 후보는 로스쿨 도입이 정태호 후보가 청와대에 몸담았던 노무현정권 시절에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로스쿨 도입 법안이 여야 만장일치로 제정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정태호 후보는 로스쿨을 도입한 정당인 새정치연합의 당론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여당이 당론으로 정하고 대통령이 결단해도, 야당이 계속 반대하면 (사시 존치는) 못하는 것"이라며 은연 중에 무소속은 설 자리가 없음을 시사했다.

    설전이 격화돼 가면서 정태호 후보는 전직 대선 후보인 정동영 후보 방향을 향해 팔을 들며 "무소속 하나가 들어가서 무슨 힘이 있겠느냐"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는 정태호 후보를 겨냥해 "130석에 1석 더해준다고 뭐가 달라지겠나"라고 맞받았다.

    두 야권 후보 간의 신경전은 공청회 종료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난 20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합류한 이행자 서울시의원도 참석했다. 공청회가 끝난 뒤 하나 뿐인 출구로 사람들이 몰려나올 때 정태호 후보와 이행자 시의원은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지만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인사를 나누기는 커녕 서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둘은 서로의 어깨를 쓸며 좁은 통로를 교차할 때에도 시선을 반대편으로 향했다.

    이날 관악청소년회관 소강당에는 좌석이 모자라 강당 뒷쪽에서 청중들이 늘어서서 공청회를 지켜볼 정도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사시 폐지로 인해 상권이 무너지고 있는 대학동 지역 주민·상인들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듯 했다.

    공청회에서 사법시험 존치, 경전철 사업,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 버스 차고지 이전 등과 관련해 질문을 준비해 온 주민들은 시간 관계로 공청회가 종료될 기미를 보이자 거세게 항의했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주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와 대화를 해야지 뭐하는 거냐" "시간이 없으면 (마무리 발언도 하지 말고) 지금 그만 하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