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에 공급하고 4.25에 빼앗다

    신준식 /뉴포커스
     
       4월 25일은 북한의 "창건절"이다. 선군정치의 나라여서 김일성, 김정일 생일 다음으로 큰 기념일이다. 그런데 이 "창건절"을 북한 주민들은 "상실의 날"로 인식한다고 한다. 그 이유가 4월 15일에 주었던 명절공급을 위문품 명목으로 4월 25일에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탈북자 신채형 씨는 "인민군 창건절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직장과 인민반, 학교들에서까지 위문품을 요구한다.  결국 일인 당 세 개의 위문품을 준비하는 셈이다. 칫솔, 치약, 세숫비누, 수건 등 세면도구가 가장 일반적이다. 4월 15일에 명절공급으로 받은 생필품을 고스란히 다시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물품을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 그래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태양절에 받았던 물자들을 그대로 남겨둔다. 그리고는 인민군 창건절의 수거지시에 맞춰 받았던 물품을 그대로 다시 내놓는다. 태양절에 받은 선물을 받고 기뻐하기도 전에, 인민군을 위해 다시 국가에 바쳐야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   한편, 인민군 창건절이 다가오면 북한 농촌의 시름은 더욱 더 깊어진다. 농민출신 탈북자 최용재 씨는 "군 창건절이 다가오면 돼지를 바치라고 난리다. 농촌집들에서는 돼지 한마리를 상반기와 하반기 중 편한 시기에 무조건 선군지원으로 바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신 가을에 받게 될 일년분배 식량에서 돼지값을 제한다. 농민들은 가을 식량분배를 받기 위해서라도 '선군돼지'를 기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군민일치'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걷어들인 위문품과 음식들이 부대에 모이기 때문에 군관들은 경쟁적으로 물건 중 좋은 것을 빼돌리거나 바꿔치기한다. 탈북자 김형만(36세) 씨는 "다음날이면 위문품으로 받은 물건들을 군인들이 시장에 들고 나온다. 어떤 군인가족은 한 마대 시장에 들고 나와 내다파는 경우도 있다."고 증언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4.15에 이어 4.25도 명절공급의 낙을 누리는 군인가족들을 부러워한다. 반면 "사민(민간인들은 4.15에 공급하고 4.25에 빼앗아간다."며 북한 정권의 선군정치를 비판한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