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NK-ASA, 민간 위성사진 분석해 대공포로 주민 10여 명 처형 사진 찾아내
  • ▲ 그렉 스칼라투 美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과 ASA의 조셉 버뮤데즈 박사가 "북한이 주민 처형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ZPU-4 대공포. 영국의 한 군사박물관에 전시된 모습이다. 14.5mm 구경 기관포 4문을 묶어놓은 무기다. ⓒPIXTEL 공유사진 캡쳐
    ▲ 그렉 스칼라투 美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과 ASA의 조셉 버뮤데즈 박사가 "북한이 주민 처형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ZPU-4 대공포. 영국의 한 군사박물관에 전시된 모습이다. 14.5mm 구경 기관포 4문을 묶어놓은 무기다. ⓒPIXTEL 공유사진 캡쳐


    지난 29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평양 고위층들의 동향에 대해 브리핑할 때, 김정은이 공포정치를 하면서 올 들어서만 차관급 이상 고위층 15명을 처형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할 때 대공포를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는 美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그렉 스칼라투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과 ‘올 소스 애널리시스(ASA)’의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지난해 가을, 평양 인근의 강건군사학교 훈련장에서 있었던 ‘공개처형’에 ZPU-4라는 자주 대공포를 사용한 흔적을 위성사진으로 찾아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ZPU-4라는 대공포는 北선전매체에서 흔히 등장하는 무기다. 14.5mm 구경의 기관포 4문이 하나로 묶여 있는 무기로 1949년 소련이 개발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저고도 방어용으로 곳곳에 배치돼 있다.

    최대 사거리 8km, 유효 사거리 1.4km에 달하는 ZPU-4는 한국군과 미군의 신형 전투기를 요격하는 데는 효용성이 떨어지지만, 지상전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구경 14.5mm의 기관포라면 웬만한 장갑차나 차량은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군이 ZPU-4를 장갑차나 차량, 항공기가 아니라 사람을 잡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美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렉 스칼라투 사무총장과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 위성사진을 분석하다 2014년 10월 7일 촬영된 사진에서, 평양 북쪽 22km 지점에 있는 강건군사학교의 훈련장에서 이상한 낌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 ▲ 민간 위성으로 찍은, 2014년 10월 7일 강건군사학교 훈련장 사진. '타겟(Targets)'이라고 표시돼 있는 것이 사람이다. ⓒ美북한인권위원회와 ASA가 배포한 자료 가운데 사진 캡쳐
    ▲ 민간 위성으로 찍은, 2014년 10월 7일 강건군사학교 훈련장 사진. '타겟(Targets)'이라고 표시돼 있는 것이 사람이다. ⓒ美북한인권위원회와 ASA가 배포한 자료 가운데 사진 캡쳐

    강건군사학교의 훈련장은 평소 AK-74 소총이나 12.7mm 기관총 등 소형화기 훈련을 하는 곳인데 이날에는 ZPU-4 대공포 6대가 사격장에 줄지어 서 있었다. 그리고 ZPU-4의 뒤로는 여러 종류의 트럭과 한 대의 트레일러, 버스가 서 있었고, ZPU-4 대공포 앞쪽 30m에는 표적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고 한다.

    몇 장의 사진을 넘긴 뒤에야 이 ZPU-4가 북한 주민들을 공개처형하기 위해 동원된 것임을 알아챘다고 한다.

    그렉 스칼라투 사무총장과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북한군이 주민들을 공개처형할 때 ZPU-4 대공포를 사용했다는 점을 보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징벌”이라고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14.5mm 구경의 기관포에 한 발만 맞아도 몸통이 찢겨 죽는다. 그런데 북한군은 10여 명을 공개처형하기 위해 14.5mm 구경 기관포 24문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처형당한 사람들은 시신조차 제대로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갈기갈기 찢겼다는 뜻이다.

  • ▲ 왼쪽이 일반적인 7.62mm 소총탄, 오른쪽이 14.5mm 탄환이다. 14.5mm 탄환에 맞으면 몸이 그대로 찢긴다. ⓒ동영상 사이트 '퍼니비버' 영상 캡쳐
    ▲ 왼쪽이 일반적인 7.62mm 소총탄, 오른쪽이 14.5mm 탄환이다. 14.5mm 탄환에 맞으면 몸이 그대로 찢긴다. ⓒ동영상 사이트 '퍼니비버' 영상 캡쳐

    그렉 스칼라투 사무총장과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2013년 12월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대공포로 쏘아 죽였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김정은의 ‘공포 정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렉 스칼라투 사무총장과 조셉 버뮤데즈 박사는 강건군사학교 처형 당시 대형버스, 트레일러 등이 서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 ‘공개처형’ 때 김정은이 직접 참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의 분석대로라면, 지난 29일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한 북한 동향 가운데 있었던 평양 고위층 처형 또한 ZPU-4와 같은 대공포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