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미-일 동맹은 천하무적, 중국이 자초한 결과다"
  • 1.天下無敵(천하무적)의 새로운 미-일동맹 체제가 의미하는것

  • 이재춘 회고록 표지. ⓒ 뉴데일리DB
    ▲ 이재춘 회고록 표지. ⓒ 뉴데일리DB

    지난 4월 27일부터 3일간 아베 일본총리가 미국을 방문했다.
    이 기간 중에  양국 정상회담, 일본총리로서의 美 상-하양원 합동회의 최초 연설, 미-일 방위협력 가이드라인 개정,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의 총론적 타결 등 미-일 동맹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획기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이 새로운 미-일동맹은  미-일관계에 국한되는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동북아시아는 물론 범세계적 차원에서 국제정치와 국제안보상황이  미-일동맹의 단합된 힘의 논리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세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정부나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한결같이 아베 총리의 미의회연설에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 표현이 들어갈 것인가,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풀릴 것인가에만 관심을 가졌다. 
    국제정치 안보 상황의 [지각변동]에는 거의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귀국 후에는 건강문제까지 겹쳐 그런지, 정부내에서는 국제정치와 외교안보 상황의 급변에 대하여 이렇다 할 논의조차 없는듯하다.

    4.16 세월호 1주기, 성완종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 4.29 재보선 등등, 나라가  온통 泥田鬪狗(이전투구)에 매몰되어온 지난 한 달을 되돌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 半信半疑(반신반의) 하고 있는 듯하다.
    더구나 불순세력들이 대한민국을 파괴할 호기가 돌아왔다고 판단한듯,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태극기를 불태우고 경찰을 공격하며 경찰버스를 집단으로 파손하는 무법천지가 일주일내내 이어지는 데도 속수무책인 정부의 무기력을 목격하고 있는 우리의 심경은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
    400여년전 임진왜란이나 100여년전 조선의 멸망을 반추해볼 때 국제정세에 눈이 어두웠던 조정이나 貪官汚吏(탐관오리)들이 難破(난파) 직전의 조국을 외면한채 사리사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그 시대와 어쩌면 그렇게도 닮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분명 국제정세의 격변의 와중에 놓이게 되었고 危機(위기)라고도 할 수 있는 중대한 국면에 처해 있는 데도 우리의 대처는 너무도 한가롭고 여유만만(?) 하다. 
    도대체 위기의식이 없다. 
    위기의식이 없다는 것이 어쩌면 위기의 본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新(신) 미-일동맹은 중국의 부상이 초래한 필연의 결과

    신 미-일동맹이 발동됨에 따라 미-일양국은 개정된 방위협력 지침에 따라 행동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지구상에 있는 어떤 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을 상대로 전쟁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으로 기정사실화 되었다. 

  •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5.4.28 ⓒ 사진 연합뉴스
    ▲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5.4.28 ⓒ 사진 연합뉴스

    한-일간의 역사논쟁은 이미 미국으로 부터도 일본으로부터도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의 위협]에 공동대처하는 것이 국가 생존을 위한 제일의 전략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정부가 일본과의 역사논쟁을 계속하고자 할 경우, 이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일동맹의 전략목표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한-미-일 3각협력의 틀을 재조정할 필요성이 제기 될지도 모른다. 

    백악관 정상회담후  있었던 오바마-아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각협력을 미-일-호 3각협력과 나란히 언급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아베의 美의회연설에 대하여 미국내의 일부 부정적인 반응만을 대서 특필하는 한국 언론의 관심은 아베총리 방미의 역사적 중요성을 간과하는 너무나도 枝葉末端(지엽말단)적인 것에 불과하다.

    중국정부는 중국의 국력과 특히 국방력의 급속한 증강이 국제사회의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고,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센카쿠열도 문제와 비행정보구역 확장 시도 등으로 대일관계를 악화 시킨 것이 逆(역)으로 미-일간 신동맹 구축을 촉진한 결과가 되었음을 뼈아프게 성찰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측의 이러한 自覺(자각)이 시진핑으로 하여금 아베와의 정상회담을 통한 관계정상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중국정부가 외교와 안보에 있어 實事求是(실사구시)를 추구하는 유연성을 아직은 유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제정치나 외교에 있어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것은 최근까지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 냉엄한 현실이다.
    2차대전에서 불구대천의 적이었던 미국과 일본이 전후 70년만에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동맹을 구축했다. 
    對日戰(대일전)에서 연합군으로 참전했던 중국과 소련은 어떻게 되었는가? 
    40여년간의 동서냉전을 거치는동안 잠재적인 적대 관계가 계속 됐지만, 지금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가 또 다른 모습의 경쟁과 대립의 치열한 전략을 가지고 상황을 주도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것은 이들 국가들이 모두 자국에 필수적인  생존전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 모두가 國益(국익)이라는 관점에서 국제관계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國家利己主義(국가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행동한다는 불변의 원칙이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3. [協日](협일) 의 길은 없는가

    우리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도 언론도 [親日](친일)을 범죄시한다.
    [反日](반일)적인 언행이나 시각을 가져야 정상적인 한국인으로 대접받는다. 
    물론 일제 식민통치를 받았던 한국이 일본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 지난해 11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서 만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 사진 연합뉴스
    ▲ 지난해 11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에서 만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우리가 과거에 집착하면서 반일자세를 계속 가지고 갈 때,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해 본다면, 상대방도 우리를 싫어하게 될 것이요  결국은 서로가 손해밖에 볼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우리가 과거에 일본에게 당한 피해는 혜아릴 수 없지만, 그 원인을 깊히 생각해보면 그것은 우리의 국력이 보잘 것 없었고 나라를 그 모양으로 만든 것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부터라도 臥薪嘗膽(와신상담)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겠는데, 그렇게 하려면 과거사에의 집착을 버리고 미래를 향한 큰 꿈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박정희 대통령이 1965년에 국내의 온갖 반대와 방해를 극복하고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결단한 참뜻이 아닐까? 
    청구권자금으로 받아낸 외화자금으로 포항제철이다 경부고속도로다 등등 국가재건사업에 전액 투자함으로써 산업화를 이루고 오늘의 번영의 기초를 만든 것, 이것이 참된 애국이 아니었겠는가?

    아직도 국내에는 일본정부가 패전 70주년이 되는 금년 8.15에 즈음한 이베총리의 담화에 새로운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와 기대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베가 이번 방미중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이상의 내용이 나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베는 오바마에게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였고, 미의회연설에서는 “과거 일본의 총리들이 발표한 담화”를 계승해 나가겠다고 하였다.
    당연히 그중에는 [무라야마담화] 가 포함되는 것이므로, 새롭게 [사죄] [반성]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시비를 걸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현상황 하에서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국가적 과제는 북한핵으로부터의 안보태세를 확실하게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선택과 집중이 긴요함은 췌언을 要(요)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 하루빨리 實事求是(실사구시)로 전략을 바꿔야 할 때라고 본다.
    일본과의 끊임없는 歷史論爭(역사논쟁)이 대한민국의 생존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것인가? 
    우리의 외교안보의 중심축은 어디까지나 한-미-일 3각협력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이른바 Two Track 정책이라 하면서 한-일간에 역사문제 해결과 정치안보분야에 관한 대화와 교섭을 병행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마치 북한이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불가능하다고 본다.  

    80년대 초반 교과서 왜곡문제가 불거졌을때 [克日](극일) 이라는 용어가 각광을 받았고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한 국민운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바 있지만, 이 용어는 어딘가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것 같다.
    한-일관계를 서로 win-win 하는 건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바꾸어 갈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 나간다는 뜻에서 [協日](협일) 이라는 용어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나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