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 한반도 넘어 일본까지…북한 지역 가뭄, 2014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지속
  • ▲ 美기상전문매체 '더 웨더'가 공개한 NASA의 北산불 위성사진. 산불에서 나온 연기가 일본 북부까지 뒤덮고 있다. ⓒ美 더 웨더 공개사진 캡쳐
    ▲ 美기상전문매체 '더 웨더'가 공개한 NASA의 北산불 위성사진. 산불에서 나온 연기가 일본 북부까지 뒤덮고 있다. ⓒ美 더 웨더 공개사진 캡쳐

    북한 함경북도에서 일어난 산불이 한 달 째 진화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일어난 산불 연기는 현재 일본 열도까지 뒤덮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美기상전문매체인 ‘더 웨더’의 보도를 인용, 지난 4월 30일 美항공우주국(NASA)의 동북아시아 위성지도를 소개했다. 이 위성사진을 보면 함경북도 곳곳에서 생긴 산불 연기는 동해 북쪽에서부터 일본 열도 북부를 뒤덮고 있다.

    이 산불은 지난 3월 말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더 웨더’와 만난 美NASA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이 지난해 곡식을 거둬들이고 난 뒤 모아놓은 지푸라기를 태우다 산으로 불이 옮겨 붙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NASA 관계자는 “북한에서는 2014년 여름부터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북한 지역에서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산불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당국이 산불을 조심하지 않는다면, 올해 식량 조달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NASA 측이 관측한 데 따르면 함경북도 무산군, 화성군, 함경남도 리원군, 흥원군, 단천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고, 최근에는 강원도 통천군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고 한다.

    美NASA가 촬영한 위성사진 속 북한 함경북도 일대의 모습은 마치 1997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열대림을 뒤덮었던 대형 산불의 재판(再版)이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서는 1997년 1월부터 1,00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하지만 북한 함경북도 산불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산불의 원인은 전혀 다르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산불은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이었던 반면, 북한 산불은 1년 가까이 지속된 산불 때문에 불씨가 함경북도 전역으로 퍼진 것이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산불 때는 당국이 진화를 위해 애를 쓰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경우 함경북도 산불에 대해 선전매체들조차 쉬쉬하며 숨기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