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부패간부 척결 지시”

    고위 탈북자 “요즘 북한에 뇌물 먹지 않은 간부가 어디 있냐? 직위가 있을 때 해먹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고질적인 부패 고리를 자르기는 어려울 것"”

    RFA(자유아시아방송)   
      
      앵커: 북한에서 고위층 간부들에 대한 숙청작업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간부 부패척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위간부 숙청을 정당화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풀이됩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관료주의를 뿌리빼기 위한 내사를 본격적으로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국경지방의 소식통은 “부패한 간부들의 행위를 들춰내 강한 투쟁을 벌이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당과 보위부 등 감찰 기관에 내려왔다”면서 “당 조직부 산하 당생활 지도부와 간부부에서 간부동향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3월부터 북한의 노동당과 감찰기관에서는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적발하기 위한 일대 검열, 조사, 장악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는 최근 간부들을 상대로 “인민들도 좋고, 당에서 실시하는 정책도 좋은데 중간에서 간부들이 왜곡 집행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녹아 나는 것은 인민들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또한 “김정은이 간부들에게 0.01퍼센트라도 좋은 점이 있는 사람을 다 교양해서 쓰라고 했는데, 간부들은 쩍하면(툭하면) 아래 사람들을 해임 철칙시키고, 내쫓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교묘하게 당과 대중을 이간시키기 위한 책동으로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도 지난 2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의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2012년부터 올해까지 70여 명의 핵심 간부가 처형됐으며 이 가운데 60여 명이 노동당 간부라고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제1비서의 간부 비리척결 바람은 현재 진행 중인 잔혹한 간부숙청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50대의 고위탈북자는 “재판도 없이 무자비하게 간부들을 죽이는 사례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벌이는 부패와의 전쟁과도 차이가 많다”면서 “요즘 북한에 뇌물먹지 않은 간부가 어디 있냐?”며 간부들 속에 뿌리내린 부패 악습을 지적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국가적 보장이 없는 북한에서 간부들은 직위가 있을 때 뭔가 해먹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고질적인 부패 고리를 자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