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혁신委, 출범은 하지만..당 안팎 불안한 시선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와 김상곤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와 김상곤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분열 직전의 위기상황에 내몰린 새정치민주연합이 천신만고 끝에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확정하고 한숨을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4일 오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잡음을 마무리됐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당 혁신기구 구성을 제의한 뒤, 위원장에 누구를 앉힐 지를 놓고 친노(親盧)-비노( 非盧)간, 각 계파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다시 한 번 갈등을 노출했다.

    먼저 문재인 대표가 내심 신의 한 수로 여긴 안철수 전 대표 카드는, 계파 간 입장차이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하려는 움직임 역시, 비슷한 이유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두 차례나 혁신위원장 인선이 무위로 끝나면서, 당 안팎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비노진영의 격렬한 반발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혁신위원장에게 당의 조직과 인사 및 내년도 총선 공천에 이르는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문 대표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것.

    역설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고민은 비노(非盧)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풀어줬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적임자를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 문재인 대표에게 김상곤 전 교육감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하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친노가 여기에 동의하면서, 김상곤 카드는 급물살을 탔다.

    혁신위원장 임명을 수락한 김상곤 전 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의 무게를 강조했다.

    대표께서 혁신을 위해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위원회에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하셨다.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혁신은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문재인 대표는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보여줄 앞으로 행보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우리 당의 혁신을 과감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이끌어 주실 것. 국민들이 바라시는 혁신이라면 새로운 길도, 어려운 길도, 고통스러운 길도 마다하지 않겠다.


    새정치연합이 어렵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채웠지만, 김상곤 혁신위를 미래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공공연하게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새정치연합 내부의 분열양상을 고려할 때, 김상곤이 이끄는 혁신위가 친노-비노간 극한 갈등을 극복하고,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혁신위원장은 독이 든 성배’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상곤 위원장의 정치력으로 당의 분열을 막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혁신위 구성이 또 다른 당내 갈등의 진앙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장에게 당의 조직과 인사, 총선 공천에 이르는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권한 위임범위가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 구성과 혁신위원장에 대한 권한 위임 여부에 따라 계파 간, 진영 간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멸의 위기를 느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계파분열의 폐해를 개혁해 낼지 새로운 분열의 양상으로 확전될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