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방부가 북한 붕괴 이후 '세계 경제전쟁' 시나리오를 돌린 결과, 중국이 미국·일본·러시아 등을 제치고 최종승자가 되는 것으로 나왔음이 뒤늦게 확인되었다.

    일본 산께이(産經) 신문은 15일 미 정치전문 뉴스사이트 '폴리티코'를 인용,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메릴랜드주 로렐시에 위치한 존스홉킨스대 전쟁분석연구소에서 이같은 시나리오를 돌렸으며, 헤지펀드 매니저, 투자은행 임원, 경제학 교수 등이 실험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동 시뮬레이션에는 북한 김정일 정권 붕괴, 러시아 정부의 천연가스 가격조작,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 등이 변수로 채택되었으며, 이틀간에 걸친 경제전쟁의 최후 승자는 미국도 일본도 러시아도 아닌 중국으로 나왔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미군 당국 및 미 정보기관들은 큰 관심을 나타내며 각 분야별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세심하게 기록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시뮬레이션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미국과 중국이 경제 헤게모니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도리어 미국과 러시아가 상당수의 현안에 있어서 극한 대립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이 '어부지리'를 얻는 양상이 많았다는 것이고, 둘째,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스스로 취약한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달러 죽이기'에 나설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달리 시뮬레이션에 있어서는 충분히 '달러 죽이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폴 브라켄 예일대 교수는 15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갈등과 분쟁의 본질적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전제, "이번 실험은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가정하고 있는 기본 전제에서 벗어나 보다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