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는 직접 주식투자해서 펀드 손실을 다 만회했더더라", "누구는 공모주에 돈 넣어 일주일 새 배를 챙겼다던데…"

    '대박' 소리가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유례 없는 금융위기 속에서 극도의 공포에 빠졌을 때 한 박자 빨리 움직였던 뭉칫돈은 코스닥 주식, 공모주,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신주인수권부사채(BW), 회사채 등에서 실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다시는 주식의 `주'자도 보지 않겠다던 사람들도 귀가 솔깃하고, 손이 근질거린다.

    ◇ `공모주=대박'…개미엔 그림의 떡

    올해 들어 신규상장한 14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은 시초가가 최대폭인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됐다. 11개 종목은 상장 당일 상한가에 올랐다. 이 두 요건을 충족한 9개 종목의 경우 상장 당일에 팔았어도 13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이런 종목 가운데 티플랙스와 에스앤에스텍은 이틀 연속, 뷰웍스는 나흘 연속, 코오롱생명과학은 6일 연속, 네오피델리티는 무려 10일 연속 상한가에 올랐다.

    공모주에 투자한 뒤 최고점에서 팔았다면 네오피델리티는 보름 새 투자원금을 8배로, 코오롱생명과학과 뷰웍스는 일주일, 5일 만에 5배, 4배로 원금을 키울 수 있었다. 중국식품포장 역시 20여일 만에 720%라는 수익률이 가능했다.

    그러나 개인들이 이런 대박을 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해 공모주의 개인 청약 경쟁률은 모두 100대 1을 넘었고, 1천대 1을 넘어선 종목도 2개나 됐다. 상장을 앞둔 신텍, 우림기계까지 포함해 16개 종목에 몰린 자금은 4조7천143억원. 돈이 몰리다보니 경쟁률은 높고, 최대 한도로 투자해도 배정주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식품포장의 경우 개인 1인당 최대 청약한도인 12만주를 신청했어도 손에 쥐는 주식은 78만원 상당인 521주에 불과하다. 에스앤에스텍과 엔에스브이 역시 1인당 평균 배정주식은 66주, 54주로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26만원, 23만원에 불과했다.

    ◇ BW도 `노다지'…개인몫은 적어

    확정이자를 받는 채권과 정해진 가격으로 발행 회사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가 결합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수익률이 짭짤했다.

    인기를 끈 코오롱과 기아차의 경우, 워런트 행사가격이 2만7천800원, 6천880원인데 비해 24일 종가는 3만8천750원, 1만250원으로, 워런트를 떼내 지금 당장 사고 팔아도 39.38%, 48.98%의 수익을 얻게 된다.

    대우차판매의 BW 역시 행사가가 7천820원으로 24일 주가 1만4천750원의 절반 수준밖에 안돼 단순계산상으로는 이미 100% 이상의 수익률을 확보했다. 물론 행사는 다음달 24일부터다.

    BW는 개인투자자에게 생소한 탓에 재테크 수단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BW가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면서 코오롱, 아시아나항공, 기아차 등 3개사 BW에만 2조2천760억원의 개인자금이 몰렸다. 기아차의 경우 개인 경쟁률만 7.4대 1에 달했다.

    그러나 BW는 개인보다는 외국인이나 기관에 배정된 규모가 커 개인에게 돌아오는 `파이'는 크지 않다. 그나마도 최근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몫은 더 쪼그라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판매 BW의 경우 개인 1인이 가져간 평균 규모는 41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 채권은 주식보다 먼저 호황…투자매력 줄어

    위험도가 큰 주식이나 실질 이자가 제로 수준인 은행예금 대신 고금리의 우량 신용채를 찾아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은 주식보다 먼저 호황을 누렸다.

    개인 투자가 가능한 소매채권 판매액은 동양종금증권 등 10개 주요 증권사만 해도 연초 이후 8조~9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개인이 이 중 10~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투자 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큰 재미를 봤다.

    채권평가사인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고금리 AA-등급 회사채 지수는 작년 말 158.80에서 이달 23일 현재 169.63으로 6.82% 상승했다. 이를 연환산 수익률로 계산하면 20.46%로 채권 투자로는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작년 말 한때 9%에 육박했던 회사채 금리가 현재는 5%대로 낮아져 신규 투자 대상으로선 매력이 크게 줄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코스닥 수익 OK…기관보다 낮고 종목별로 부침

    한국거래소가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집중적으로 몰린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이 시장의 매매주체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신규상장 종목 제외)을 조사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평균 27.21%를 기록했다. 기관은 같은 기간 평균 41.37%로 개인보다 높았지만, 외국인은 20.81%로 낮았다.

    차바이오앤과 셀트리온 등 바이오 종목이 순매수 1,2위에 오른 가운데 셀트리온(-1.24%), 인터파크(-8.49%), 모두투어(-6.37%) 등 하락 종목도 있어 종목별로는 부침이 있었다.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도 개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은 평균 83.12%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차바이오앤은 무려 348.11%나 올랐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09.19%와 87.91%로 개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 ELS 속속 조기상환…전성기 회복 아직 멀어

    대우증권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1월까지 발행됐던 ELS 26종이 조기상환됐으며, 액면금액 기준으로 모두 997억원의 투자를 받아 1천101억원을 상환했다. 이를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할 경우 평균 18.16%의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ELS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자 ELS 발행규모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957억원과 1천723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월과 2월 3천656억원과 3천755억원으로 늘었으며 지난달에는 5천299억원까지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6월 발행규모가 3조6천억원을 넘는 등 월 발행규모가 2조원이 넘었던 전성기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 `개미 전용시장' ELW …"개인에 유리한 장세"

    개인이 전체 거래의 60% 가량 차지하는 ELW 시장에서 최근 반등장과 맞물려 양호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에는 증시의 반등과 조정이 반복되면서 풋ELW 거래가 많았지만 3월 이후론 안정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콜ELW 거래 비중이 커졌다.

    한국거래소의 집계 결과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인 ELW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8억266억원으로 전달의 6천147억원에 비해 34% 늘었고, 작년 평균인 3천846억원에 비해 115%나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만도 월 초 6천억~7천억원에서 지난주 9천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ELW 시장에 참가하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이 장중 변동성을 이용한 단기 매매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최근가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적지 않은 이득을 봤을 것"이라며 "수익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긴 어렵지만 유동성공급자(LP)보다 오히려 개인에게 유리한 장세"라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