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4로 한국 승… "조해진(최우수 선수) 축구 잘하지만 김무성(인기상)은 허당"
  • ▲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들이 모여 축구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들이 모여 축구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일 국회의원들이 친선 축구경기를 통해 친목을 다졌다. 과거사와 영토분쟁으로 중단된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가 중단된 지 9년만에 개최된 것이다.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이번 경기는 한국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인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과 일본 축구외교추진의원연맹의 회장 에토 세이시로 의원이 작년말부터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에는 한국 측 의원이 총 31명으로 축구연맹회원 22명을 비롯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최고위원대표 등이 자리했다. 일본 측 의원은 에토 의원을 비롯해 22명이 참여했다. 한편 참석이 예정됐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지 않았다.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은 당초 국민적 반감이 컸던 양국이 행사를 재개한 만큼 외교관계 개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 의장은 "지금 한일 관계가 어두운 그림자가 낀 것처럼 좋지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간을 갖는다는 자체가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일본 측 에토 세이시로 의원과 아이사와 이치로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에도 사이시로 회장하고 아이사와 이치로 감독은 상당히 친하다"고 밝힌 정 의장은 "아이사와는 10선 이상 의원으로 일본 스카우트의원연맹 회장이고 내가 한국 연맹 회장인데, 지금도 세계스카웃의원연맹 활동을 같이한다"고 전했다.

    에토 의원에 대해선 "옛날에 YS(김영삼 전 대통령)와 가까웠다"며 "김영상 대통령 퇴임 후에 일본갈 때 내가 같이 갔는데 그 때 처음 봤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번 행사가 양국간의 친교활동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일관계가 지금 최악으로 악화돼 있지만 빨리 풀어야 한다"며 "오늘(경기로)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신의 배보다 더 많이 나온 정의화 국회의장의 배를 만지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신의 배보다 더 많이 나온 정의화 국회의장의 배를 만지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무성 대표는 이날 정장 바지에 운동화를 착용해 참가자 중 유일하게 복장을 갖추지 못한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후반전에 골키퍼로 나서는 등 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일본 의원들과 교제했다.

    이번 축구대회 개최에 가장 큰 역할을 한 한국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인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일본 의원들의 방한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마중나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시합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연말에 한일 의원 총회에서 나와 에토 회장이 만나 경기를 재개할 것을 의논했다"며 "이후에 한일위원연맹 회장간에도 개최할 것을 결정해 열리게 됐다"고 행사 재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 측 의원들이 이번 경기를 어떤 의미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기 후에 만찬을 할 예정인데, 일본 측 한 의원이 '폭탄주를 섞어보자'라고 했다"며 "이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영토와 역사문제를 풀어보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의 젊은 의원들이 전향적인 태도로 다가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경기 각오에 대해선 "일본은 22명 중 30~40대가 14명이지만 우리는 대부분 50대 이상"이라며 "이기고 지고를 떠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양국 의원들이 축구경기에 앞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양국 의원들이 축구경기에 앞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편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선 한일 의원 축구대회에 앞서 연예인 축구단과 전직 국가대표선수들이 오픈경기를 치렀다. 의원들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에 남은 배우 배도환 씨는 〈뉴데일리〉 취재진과 만나 경기결과를 예상하기도 했다.

    배도환 씨는 "한국이 4:2 정도로 이기지 않을까 싶다"고 최종 스코어를 내다봤다. 과거 국회의원들과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배 씨는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과 정병국 의원, 새정치연합 최재성 의원과 이상직 의원이 잘한다"면서도 "김무성 대표는 허당"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배도환 씨의 예상대로 조해진 의원은 전반전 출전만으로 3골을 터뜨렸다. 최재성 의원과 이상직 의원도 1골씩 넣는 등 실력을 입증했다. 헤트트릭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한 조해진 의원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으며 김무성 대표는 인기상을 수상했다.

    전반전 직후 조해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제가 잘못해서 한일관계를 급속히 냉각시켰다"며 "후반전에는 김무성 대표가 골키퍼로 들어가니 외교력을 발휘해 금방 회복될 거라 믿는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양국 의원들은 이날 경기 후 만찬자리를 가졌고, 오는 가을 도쿄에서 재대결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