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 인플루엔자(SI)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멕시코에서 음식점을 포함한 다중업소와 학교, 유적지가 문을 닫고 주민들은 사재기에 나서는 등 대란을 방불케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멕시코시티 정부는 28일 음식점 안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체육시설과 나이트클럽, 당구장 등이 문을 닫도록 하는 등 SI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2만5천 곳에 달하는 멕시코시티의 음식점은 테이크아웃 판매만 허용되고 있으며 내부에서 음식을 제공할 경우 벌금 부과나 강제폐업을 당할 수도 있다.

    멕시코 당국은 위생 상태가 의심되는 길거리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식품도 사지 말라고 권고했다.

    당국이 아즈텍과 마야 피라미드 등 유적지도 폐쇄한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겨 호텔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등 멕시코 관광산업도 위기에 놓였다.

    멕시코 전국으로 확산된 휴교령에 따라 대학을 포함한 학교들도 내달 6일까지 휴교하고 공연이나 축구경기 등도 연기되거나 관중이 없는 상태에서 열리고 있다.

    정부가 보다 엄격한 규제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자 멕시코 주민들은 상점으로 몰려들어 곡물과 물, 고기, 과일 등 식료품을 사재기하고 있다.

    또 약국 앞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하원의원들도 이날 SI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비공개로 회의를 가졌으며 과테말라와 캐나다 의원들과의 만남도 취소할 것을 검토 중이다.

    멕시코시티 무역서비스관광 회의소는 SI로 인한 극장, 나이트클럽, 박물관 등의 폐쇄와 이벤트 취소 등으로 초래되는 비용이 멕시코시티에서만 하루 7억7천700만페소(5천7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르투르 멘디쿠티 무역서비스관광 회의소 의장은 이는 멕시코시티 관광.서비스산업 수입의 36% 감소를 의미하며 비용 추산이 음식점 폐쇄 이전에 이뤄진 점을 들어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멕시코에서 인플루엔자로 적어도 152명이 숨지고 이 가운데 20명은 SI로 인한 사망자로 확인된 가운데 멕시코 주민들은 고열과 기침, 두통 등의 증세만 나타나도 SI 감염의 두려움에 휩싸이고 있다.

    멕시코시티의 버스 운전사인 브라울리오 아귈라르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동전을 만지고 승객의 손을 접촉할 때마다 `이것이 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버스에 오를 때마다 러시안 룰렛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멕시코시티 dpa.AP.AFP.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