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인플루엔자인 '인플루엔자 A(H1N1)' 추정환자로 처음 진단됐던 51세 수녀가 결국 신종플루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에도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유입됐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전국적 유행을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2일 오전 브리핑에서 추정 환자 3명의 검사 결과 및 진행 상황과 관련, "추정환자 3명 중 1명이 확진환자(감염 확인 환자)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확진환자는 지난 27일 최초로 보고된 51세 여성 추정환자로 세포배양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분리되고 염기서열이 확인돼 확진환자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명의 추정 환자 중 마지막으로 진단된 57세 남성은 검사 결과 절기마다 통상 유행하는 계절 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시설 격리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감염(확진) 환자와 직접 접촉한 뒤 두번째로 추정환자로 진단된 44세 수녀에 대해서는 검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공식통계상 멕시코, 미국, 캐나다, 스페인, 영국 등에 이어 14번째로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한 나라로 보고됐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번째이다.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된 50대 수녀는 지난 19일부터 멕시코시티 남부 모렐로스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37.7℃의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여 27일 보건소에 신고해 가택 격리됐다.

    다음 날인 28일에는 추정환자로 분류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 음압병동에 격리돼 현재까지 입원해 있다. 지금은 증세가 완전히 사라졌고 추가 합병증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근원은 현지시간으로 19일께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환자 일행을 태운 운전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감염 환자는 특히 지난 26일 입국 과정에서 자신을 승용차로 데리러 온 두 번째 추정환자(40대 수녀)와 직접 접촉한 바 있어, 두번째 추정환자가 이 감염환자로부터 2차 감염됐을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2차 감염이란 한 사람의 몸에 감염돼 새로운 지역으로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도 전파되는 것을 뜻한다. 만약 감염이 실제로 발생하면 대유행(Pandemic)을 대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대로 이 40대 수녀가 정상 판정을 받으면 바이러스의 유행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40대 수녀는 첫 감염 환자인 50대 수녀를 인천공항에서 차에 태워 함께 거주하는 수녀원으로 데려온 뒤 증상이 발생해 추정 환자로 분류됐다.

    ◇재난단계 `주의' 유지 = 정부는 아직까지 신종플루의 확산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국가재난단계를 현재 `주의' 단계에서 유지키로 했다.

    또 치료제인 타미플루 예방투여 지침을 마련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신종 인플루엔자 입국자 모니터링센터'를 설치, 위험 지역으로부터 입국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하고 있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지휘하는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외교통상부가 멕시코 교민들에 대한 방역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국립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명을 3일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