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모, 대부분 대학병원에 비치-제대로 운용할 의료진 드문 것이 문제"
  • ▲ 새누리당 신장진 의원이 지난 2일 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신장진 의원이 지난 2일 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적절했을까.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불안감에 휩싸였던 국민들도 이제 서서히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다. 

    그동안 정부의 미흡한 초기대응 논란 속에 각종 괴담과 유언비어가 난무하면서 사회적 혼란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양상을 보였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향후 얼마든지 또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우리의 의료체계와 전염성 질환에 대한 국민적 인식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회 메르스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새누리당
    ·경기 성남중원) 의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까.

    신상진 의원은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
    초기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일부 학교는 휴교를 하는 등의 사태로 번졌다"며 "대대적인 휴교령은 위험의 정도와는 동떨어지게 지나치게 과민 반응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장 출신인 신 의원은 "위중한 상태에 빠진 메르스 환자가 속출하면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 투입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에크모를 운용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에크모 운영 인력을 조속히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메르스 확산 방지와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
    전염병에 대한 국민행동지침과 주의사항들을 조금 더 신속하게 전파해 방역에 대한 국민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상진 의원은 지난 4월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회에 입성하자 마자 '무상급식·무상보육 태스크포스'(TF) 위원장으로 선임됐고, 메르스대책 특별위원장에 이어 최근 국토교통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배정됐다. 

    신 의원은 인터뷰에서 "주요 직책을 한꺼번에 맡게되다 보니 책임감이 커지고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그러나 지난 잃어버린 3년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밤잠을 줄여가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도저히 시간이 없어 '숨쉬기' 운동만 하고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대한의사협회장을 지낸 신상진 의원은 성남 중원에서 지난 17대,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야권 단일화 후보인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에게 654표 차로 석패했다. 하지만 신 의원은 4·29 재보궐선거에서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55.9%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 야권에 석패한 것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다음은 신상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 새누리당 신장진 의원이 지난 2일 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신장진 의원이 지난 2일 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등원하자 마자 여러 중요 직책을 맡았는데 재입성 이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

우선, 국회 등원 이후 새누리당 무상보육-상급식 TF 위원장을 시작으로 국회중동호흡기증후군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상임위원회는 국토교통위원회로 배정받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선임되는 등 정말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3년의 의정활동을 1년에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메르스 사태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가

우선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짧은 기간에 메르스가 급속도로 확산돼 나간 데는 보건당국의 안이한 초기대응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 감염자의 정확한 진단과 격리에 실패함은 물론 2차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등 메르스 사태를 막을 기회를 놓친 데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환자의 자발적 신고를 묵살하는가 하면, 40%를 상회하는 높은 치사율을 간과하면서 쉬쉬하기 바빴고, 멀게는 중동지역에서 메르스가 발생한 후 지난 3년간 보건당국이 무신경 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 방역 당국의 부실이 작금의 메르스 사태를 눈덩이처럼 키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국가방역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요즘 국가방역시스템과 관련해서 자주 비교․언급되는 기구가 바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다. CDC는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로 인해 바레인과 이란 등 중동 전 지역 13개국을 위험 경계국가로 지정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초기에 메르스 위험국가 기준을 중동 7개국(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예멘, 오만, 카타르, 요르단, 쿠웨이트)으로 한정했는데, 이는 환자가 자체적으로 발생한 나라만 꼽은 것이다.

잘 아시는 것처럼 실제로 1번 환자 A씨(68)가 네 번째로 들른 병원에서 의사는 A씨가 직전에 바레인에 다녀온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신고했지만, 보건 당국은 바레인의 경우 위험국가가 아니라며 하루 반을 지체했다. 그리고 정부는 1번 환자에 대한 확진 판정 이후 위험국가 기준을 중동 10개국으로 넓혔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이나 공중보건학 교과서에 나오는 원칙은 전염병은 0.1%의 가능성만 있어도 다소의 인권침해가 있더라도 정부가 개입해 격리 등의 조치로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병원에 음압시설 침상이 10개 이상 조차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이는 국가시스템의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신종플루나 사스, 결핵, 등과 비교하면?

의학적으로 접근하면, 국내에 전파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박쥐에서 시작해 낙타를 거쳐 인간으로 전염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메르스를 비롯,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등 최근 몇 년 새 급증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신종 전염병의 75%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와 진화한 바이러스다. 

이렇게 동물과 인간 사이에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과 관련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은 120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약 30∼40%가 국내에서 발병 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 

2000년 이후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등 대유행(펜더믹) 가능성이 있는 신종 전염병 종류와 발생 빈도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종플루의 경우 2009∼2010년 국내에서 75만명의 확진 환자와 2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358만명이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다. 

세계적으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2010년 기준 1만8000명을 돌파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해 요인의 중요성이 간과돼 왔고, 연구 성과나 결과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국가적으로도 법정 전염병 외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접근 전략과 감시상황도 부족한 형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산악지형과 가축사육의 행태, 전반적 위생상태 불량 등 인수공통전염병의 유행과 새로운 질병의 출현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 ▲ 새누리당 신장진 의원이 메르스와 관련한 인터뷰 도중 '손씻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신장진 의원이 메르스와 관련한 인터뷰 도중 '손씻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메르스 사태로 인한 대대적인 휴교령은 적절했다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감염병의 특성 상 정체를 잘 알 수 없을 때 불안감이 커진다는 점에서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 증대는 자연스런 부분도 있었지만,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이 크게 한몫 했다.지금은 다소 진정되었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자체간에도 불협화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에 각종 모임들이 일제히 취소되고 일부 학교는 휴교를 하는 등의 사태로 번졌다.

    저는 과잉반응 하는 것은 금물이며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서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염 분야 최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르스는 공기전염이 어려우며 독감보다도 위험하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대대적인 휴교령은 위험의 정도와는 동떨어지게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독단적인 대응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시민을 위하는 마음에서 행한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박원순 시장이 메르스 환자를 진료․간호하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을 공개한 것에 대한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이 정보를 공개했던 해당 의사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 시장에 대한 강한 불만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욱이 재개발조합 총회에 참석했던 1,500여명이 전혀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 병원 공개는 필요했다고 보지만,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본다.

    -메르스 관련해 에크모 삽입환자의 상태 호전이 보고되는 등 에크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위중한 상태에 빠진 메르스 환자가 속출하면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 투입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에크모는 환자의 피를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속으로 넣어 주는 장치로, 대부분 대학병원에 비치돼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지만 이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의료진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가격은 얼마쯤이고 우리나라에 에크모가 몇 대나 있는지..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등에 따르면 에크모 1세트 당 가격은 1억원에서 2억원 내외이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에크모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총 182곳으로 상급종합병원급이 107개, 종합병원급이 7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2002년 처음 도입된 에크모는 주로 흉부외과에서 심장 수술 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사용됐는데, 2009년 신종플루에 걸려 호흡이 곤란한 환자에게 에크모를 적용해 생존율을 높이면서 이후 전염병에도 이용되고 있다. 

    문제는 에크모를 운용하는 인력에 있다. 보통 흉부외과 의사와 체외순환사, 간호사가 한 팀을 이뤄 한 환자에게 에크모를 투입, 24시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은 에크모 설치 병원 당 한 팀 가량 있으며 흉부외과 인력인 만큼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데 투입하기도 어렵다. 

    에크모 운용을 잘못하면 환자가 사망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인데, 실제로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메르스 환자에게 흉부외과 인력이 투입되려면 모든 일을 중단하고 이 환자에게 집중해야 하지만 흉부외과 인력이 적어 그러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고질적인 한국병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염병 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이기도 하다. 가족들이 병수발을 하는 것이 전염병에는 안 좋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는 우리나라의 장점이자 가족이 가족을 돌보는 문화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병원간의 환자들의 이동이 메르스 같은 전염병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병원의 이동, 환자라면 사실 누구나 가장 최고의 진료를 받고 싶고, 어느 한 곳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 미심쩍고 불안하고 신뢰가 적은, 이런 의료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함께 고민할 부분이지만, 국회 차원에서도 환자들의 전염병이 처음 시작될 때 방역당국에서 여기에 대한 국민행동지침이라든가, 그런 주의사항들을 조금 더 신속하고 빠르게 전 언론 매체를 동원해서 신속히 해 나가는, 그런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평소에 방역에 대한 국민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노력들이 평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나

    방역 문제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방역과 보건은 국가 경제다. 병은 병이고 경제는 경제, 이런 식으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메르스 사태로 인해 얼마나 큰 국가 경제적 손실을 봤는가. 2~3년 후에 또 실수해서 이런 감염병이 터진다면 한국경제는 그야말로 엄청난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방역이 곧 경제'라는 인식으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개인 위생 관념이 많이 나아졌지만, 의식향상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수습된다면 우리 국민들의 협조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기침을 할 때에도 이를테면 손과 팔로 가리는 철저한 위생관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염병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몰라서 생기는 문제도 있으니 정부와 언론에서도 위생 안전에 대한 발빠른 대처도 중요하다. 

    전염병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손씻기다. 그런 점에서 초등학교나 유치원 때부터 올바른 손씻기 습관 등에 대해 확실하게 교육해야 한다.


    -국회 차원의 대책은 무엇인가

    향후 메르스 종식 이후가 더 문제다. 메르스도 사태 이후에 재발 방지 등의 국가체제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회 메르스 특위의 활동 기한은 7월 말까지다. 
    특위는 책임은 크지만 한계가 있다. 안(案)이야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특위에서는 법을 의결하거나 예산을 의결해서 처리할 수가 없다. 그런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안 차원의 안건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사태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예산 집행-투입 등의 과정을 통해 방역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지속적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가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막중한 임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런 시스템을 정착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