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배에 짐 너무 많았고 구명조끼도 못 받았다” 인재(人災) 가능성 제기
  • ▲ 항구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전복된 필리핀 연안 여객선과 이를 구조하는 다른 선박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항구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전복된 필리핀 연안 여객선과 이를 구조하는 다른 선박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일 오후 1시 무렵(현지시간), 필리핀 중부 오르모크에서 세부 카모테스 섬으로 가던 선박이 출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전복돼 36명이 숨지고 26명이 실종됐다.

    전복된 선박에는 승객 173명과 승무원 16명 등 총 189명이 타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27명은 현장 주변에 있던 선박들에 의해 구조됐다고 한다. 구조된 사람들 가운데 외국인은 미국인 3명, 캐나다인 1명이었다고 필리핀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필리핀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전복 사고는 오르모크 항에서 배가 출항한 뒤 부두에서 2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당초 언론 보도는 “큰 풍랑에 전복됐다”고 나왔지만,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선박에는 수백 포대의 시멘트, 쌀 등이 너무 많이 실려 있었고, 구명조끼 등의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게다가 승객 대부분이 섬 주민들과 농산물 상인들로 많은 짐을 배에다 싣고 탔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필리핀 선박 전복 사고의 원인이 ‘과적’ 때문이라는 지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 해경이 “당시 해역에는 폭풍이나 강풍이 없었다”고 밝힌 부분도 사고 원인이 ‘과적’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이번 필리핀 선박 전복 사고에서 한국인 탑승객은 아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 駐필리핀 대사관을 통해 전복된 필리핀 선박의 탑승자 명단을 구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해당 선박이 필리핀 중부의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소형 연안 여객선으로 탑승자 명단을 작성하지 않아, 한국인 탑승자가 있는지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이 주요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안전관리와 기상 등의 문제로 종종 대형 해상 사고가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