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던힐, 말보로 가짜 담배 만들어 팔던 北, 김정은 지시로 담배 외화벌이 추진 중
  • ▲ 북한에서 팔리는 한국 담배와 북한 담배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에서 팔리는 한국 담배와 북한 담배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배에 유독 집착하는 김정은은 집권 이후 수입담배 판매를 금지하는가 하면, 담배공장을 현지지도하며 품질향상을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김정은의 지시는 ‘외화벌이’를 위한 담배 수출을 준비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싱가포르의 한 사진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랍어로 경고문이 쓰여 있는 담배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 1’은 10일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담배 수출 사업에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 판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양에서 찍은 북한산 ‘아침’ 담배의 사진을 올렸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담배 경고문구로 보이는 아랍어가 적혀 있다는 점.

    북한은 이미 10년 전부터 가짜 ‘던힐’ ‘말보로’ 담배를 만들어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 몰래 판매한 적이 있다. 하지만 북한산 담배에 외국어로 문구가 적힌 것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통일부 측은 “북한 담배 ‘아침’에 수출용 문구와 사진이 인쇄돼 있는 것을 3~4개월 전에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산 담배 ‘아침’에 아랍어 문구가 적혀 있다는 점은 담배를 주문한 국가에서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에서만 파는 담배는 한글로 된 흡연 경고문구 외에 외국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 1’은 “북한은 ‘아침’ 담배를 2014년부터 몽골, 중앙아시아, 중동 등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하지만 ‘아침’ 담배 외에 다른 브랜드 담배들도 수출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한에는 대성담배공장, 내고향담배공장, 용봉담배공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정일 시절까지 이 담배공장들은 주로 외화벌이를 위한 해외 담배 ‘짝퉁’을 만드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필립모리스의 ‘말보로’나 BAT의 ‘던힐’ 등의 가짜 담배는 동남아 등으로 밀수해 판매하기 위해 많이 만들었으나, 품질이 조악한데다 中당국의 단속으로 판로 개척을 못해 큰돈을 벌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 자체적으로 생산한 담배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담배 밀수가 아닌 정상적 수출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