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과 한미동맹 재차 강조, "유엔 차원에서 노력해달라"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왼쪽)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 ⓒ연합뉴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왼쪽)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이 미국에서 만났다. 방미 일정을 순회 중인 김무성 대표가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를 방문한 것. 30일 회동을 가진 김 대표와 반 사무총장은 국내 정치와 대선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는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비롯해 10여 명의 동료의원들과 함께 반기문 총장을 예방해 북핵 해결과 한미동맹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 대표와 반 총장은 당초 예정된 30분 간의 면담시간을 넘어 40여 분간 대화했으며, 독대는 하지 않았다.

    현재 대선 후보로 점철되는 두 사람이 짧지 않은 회동 시간 동안 정치 얘기를 전연 꺼내지 않은 부분은 의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핵에 대해 대화가 오갔다는 점에서 회동의 의미는 국내 정치와 대선에서 멀어질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는 한반도 특수성을 넘어 동북아 분쟁 문제로도 국제적 시선을 끄는 주제다.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치가가 외교 일정 중 북한과 관련된 주제를 수 차례 언급한다는 점은 다분한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반 총장과의 회동에 앞서 뉴욕특파원이 대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 스스로는 대권 주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소망하는 것과 맞아야 하는데 나한테 그런 기회가 오겠나"라고 공식 발언에서는 대선 출마에 대한 저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방미 일정 내내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 앞서 27일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 연설에서는 '통일한국', '세계평화', '북핵문제 해결' 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유력인사들과 복수의 언론 앞에서 자신의 정치력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무성 대표와 동료 의원들은 반기문 총장에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 차원에서 더 많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북핵 문제는 유엔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반기문 총장은 김무성 대표에게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수혜를 받아 성장한 만큼 ODA(공적개발원조)의 증액을 위해 정치권에서도 애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한국이 Post-2015 개발의제 수립과 기후변화 문제, 대테러 문제 등 유엔이 추구하는 범세계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것에 감사한다"며 "국회가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계속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반 총장의 말에 검토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