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 1시간 고심(?) 끝에 수십발 대응 했지만‥北 맨땅에 사격
  • ▲ 26사단 이 보유한 K-55 자주포 훈련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26사단 이 보유한 K-55 자주포 훈련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북한은 우리군의 북한 지뢰도발에 대응한 대북 방송용 확성기를 표적으로 포격도발을 감행했다.

    20일 북한군은 오후 3시 53분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일대에 고사포와 직사포를 동원한 포격도발을 자행했다. 그러나 우리군은 북한군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고 포격도발이 이러난 지 1시간 12분이 지난 시점에서야, 육군 28사단이 155mm 자주포를 동원해 수 십여 발을 북한 측으로 3~4분간에 걸쳐 사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포격 당시 대포병 레이더인 AN/TPQ-36를 가동해 초탄의 위치를 파악했지만, 초탄의 궤적을 분석하는 동안 오후 4시 12분에 76.2㎜ 직사포로 추정된 2차 포탄이 날아왔다고 해명했다.

  • ▲ 20일 북한군 포격상황.ⓒ연합뉴스
    ▲ 20일 북한군 포격상황.ⓒ연합뉴스


    대포병 레이더 분석결과, 북한은 DMZ내 지역에 대해서만 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DMZ에는 개인화기 외의 중화기를 배치할 수 없다.

    또 우리군은 북한군 포격이 평소 관측하던 지점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MDL(군사분계선) 이북 500m인 북한군 GP 코앞 지점에 경고성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아군 대응사격은) 북한군이 관측할 수 있는 지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이후 우리군은 북한군 첫 포격 8분 후인 오후 4시쯤 해당지역에 '진돗개 하나(1)'를 발령했고. 오후 4시 40분쯤에 전군으로 확대했다. 이는 한반도 내 발생하는 국지도발 최고 비상사태로 분류된다.

    우리군이 흘려보낸 '1시간 12분'은 북한군이 포격도발을 감행하고 철수(회피)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으로 우리군의 대응 사격이 실질적인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 ▲ 20일 북한군 포격도발 분석에 동원된 대포병 레이더인 AN/TPQ-36과 동형 모델.ⓒ미공군
    ▲ 20일 북한군 포격도발 분석에 동원된 대포병 레이더인 AN/TPQ-36과 동형 모델.ⓒ미공군


    특히 이번 북한 포격도발 지역에 주둔하는 육군 28사단에는 K-55 자주포는 물론 155mm 견인포를 보유하고 이들 화력장비는 항상 북한을 향해있는 상태있기 때문에 대포병 레이더가 도발원점을 충분히 분석하고 남는 1시간동안 군 지휘부의 행적이 의문시 되고 있다.

    앞서 북한군은 이번 도발의 사전 징후를 보여왔다. 19일 DMZ 내 군사분계선(MDL) 일대 소초에서 우리측을 향한 총안구(사격하기 위해 뚫은 포사격 구멍)를 평소보다 자주 개방하는 등 지속적인 징후를 보인 것이다.이같은 징후을 포착하고도 당시 군은 "북한군이 우리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 타격을 위한 직접적인 훈련 징후가 확인되진 않았다"고 일축했다.

    결국, 북한군을 안일하게 평가했다 뒷통수를 얻어 맞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우리군의 대응이 1시간 이상 지난 시점에 이뤄진 것을 두고, 평시 작전권도 미군과 협의해야하는 과정 때문에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우리군이 진정 ‘평시 지휘권’을 가지고 있다면, 늑장 대응한 수뇌부의 문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