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4만여 명, 프랑스 3만 명 이상 수용…EU 회원국에 ‘강제할당’ 가능성
  • 현재 EU는 시리아 등 중동에서 몰려온 난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그리스 아테네 중심가를 점령한 시리아 난민들. ⓒ러시아 국영 '러시아 타임스' 유튜브 영상 캡쳐
    ▲ 현재 EU는 시리아 등 중동에서 몰려온 난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그리스 아테네 중심가를 점령한 시리아 난민들. ⓒ러시아 국영 '러시아 타임스' 유튜브 영상 캡쳐


    8일(현지시간) EU의 서유럽 회원국들이 시리아 난민 16만 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EU는 회원국들이 각각 수용해야 할 난민 규모를 ‘할당’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EU가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 난민들을 16만 명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발표한 뒤 독일은 3만 1,000여 명, 프랑스는 2만 4,000여 명의 난민을 더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독일은 4만여 명, 프랑스는 3만여 명의 난민을 자국에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EU 집행부는 스페인 1만 5,000여 명, 폴란드 1만여 명, 네델란드 7,200여 명 등 주요 회원국들에 난민 수용 할당량을 정해 공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EU 집행부는 오는 9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EU 의회에서 회원국들의 인구, GDP, 실업률, 지금까지의 난민 수용 규모 등을 고려한 ‘중동 난민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국의 경우 “앞으로 5년 동안 시리아 난민 2만여 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EU 집행부의 ‘국가별 난민 수용 할당’ 계획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英총리는 “난민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상황을 개선시키지는 못한다”면서 “현재의 난민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테러조직 ISIS에 대한 공격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헝가리가 난민들이 탄 열차를 그대로 통과시킨 데 반발했던 오스트리아 또한 조만간 국경을 봉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헝가리 정부는 “지금 몰려드는 난민은 위험에 처한 정치적 망명자들이 아니라 독일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민희망자일 뿐”이라며 EU의 ‘난민 수용 할당’ 대책을 비판했다.

    덴마크 정부는 아예 레바논의 한 일간지에 “우리는 난민 수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광고를 내고, 스웨덴과의 국경을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독일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60억 유로(한화 약 8조 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중앙정부가 사용하는 예산이 절반, 나머지는 지방 정부를 지원할 예산이라고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 수용에 대해 “우리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됐다”면서 “지금 독일에 오는 난민들이 앞으로 수년 동안 이 나라를 바꿔 나갈 것”이라며 희망찬 목소리를 냈지만, 독일 안팎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독일 지방 정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난민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은 항의 시위와 함께 난민 수용소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한다.

    프랑스 우파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독일이 적은 월급으로 고용할 수 있는 노예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런 이민 정책을 유럽 전체에 적용하려 한다”며 독일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동구권 EU 회원국들의 반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처음 난민 유입 때문에 몸살을 앓았던 헝가리에서는 난민들이 구호물품을 건네는 자원봉사자들과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들에게 항의하며, 물건을 집어던지는 영상이 찍혀, 난민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극우성향 단체들은 “현재 들어오는 난민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는 거의 없다”면서, 난민들의 대부분이 순수한 피란민이 아니라 독일, 프랑스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전쟁’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