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시 홍수 핑계로 17세 이상 주민 1인당 북한 돈 2,000원 상납 명령…8월에만 수십 위안
  • "얘는 크면 돈 안 낸다는데? 누가 가르쳤어?" 평양의 한 고아원을 찾은 김정은. 그의 착취와 수탈 때문에 주민들은 '흡혈귀'라 부르고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얘는 크면 돈 안 낸다는데? 누가 가르쳤어?" 평양의 한 고아원을 찾은 김정은. 그의 착취와 수탈 때문에 주민들은 '흡혈귀'라 부르고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국내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어 간다는 주장들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들을 보면, 그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을 ‘흡혈귀’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지난 8월 하순에 일어난 나선시 지역의 홍수를 핑계로 만 17세 이상의 모든 북한 주민들에게 1인당 2,000원 씩을 상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은 정권이 8월 한 달 사이에 걷어 들인 돈과 현물만 중국돈으로 수십 위안에 이른다”면서 “인민들 사이에서는 ‘돈, 현물을 걷는 거 외에 김정은이 할 줄 아는 게 대체 뭐냐’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양강도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나선시 홍수 피해복구 명목으로 현금 2,000원 이외에도 장갑, 된장 등 각종 물자들을 각 세대마다 상납하라고 지시, 북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경축’을 위한 건설사업, 인민군 열병식 훈련에 동원된 인민군들을 지원한다며, 지난 8월에만 각 가정마다 중국 돈으로 40위안 가량을 빼앗아 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은 “가장 많이 거둔 것이 된장, 그 다음이 ‘충성의 외화벌이’ 물자, 장갑, 산나물 순”이라며 “김정은이 올해 들어 이런 식으로 걷어 들인 현금, 현물이 매 가구마다 300위안이 넘는다”고 전했다.

    300위안(한화 약 5만 5,000원)이면 북한 주민들이 받는 월급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과거 사회적 과제를 많이 내줘 인민들로부터 원성이 높았던 김정일은 점잖은 편에 속한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도 이렇게 인민들을 착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김정은을 비판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방침’을 관철한다면서 주민들로부터 현금, 현물을 2중, 3중으로 걷어 들여 착취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소식통들은 “이 때문에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이 뭔가를 갖다 바치라고 지시를 내릴 때마다 ‘중앙에 있는 흡혈귀들’이라고 욕을 퍼붓는데, 그 흡혈귀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입을 모으며, “주민들끼리 이 나라에는 왜 임꺽정이 없느냐고 탄식한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대로라면, 현재 김정은은 자신의 업적을 세우겠다는 ‘강박증’에 빠져, 노동당 고위간부, 인민군 장성들만 괴롭히는 게 아니라 주민들까지 착취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은 ‘내재적 접근’을 주장하는 국내 일각의 예측과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매우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