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의원 "국가기관 검증 끝나..정치공세 중단" 촉구

  • 박지원 의원에 이어 미방위 국감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이 병무청장의 '국감 발언'을 근거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박주신)의 병역비리 의혹 제기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펴 주목된다.

    지난 2일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상대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도마 위에 오른)MBC뉴스데스크 보도는 반론이 빠진 불공정한 보도였다"고 비판한 뒤 "게다가 이들이 제기한 의혹은 이미 국가 기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한 허위 사실"이라며 박 시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박창명 병무청장이 박주신씨에 대한 4급 공익요원 판정에 대해 '자생병원에서 찍은 MRI는 박주신 본인의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거론하며 "국가가 아니라고 밝힌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그건 병무청의 입장"이라며 최 의원과는 다른 뉘앙스의 답변을 내놨다. 상황에 따라 병무청장이 사건 진위를 잘못 파악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지금 미국의 병무청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병무청 입장을 알려드리는 것"이라며 "병무청장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얘기했는데, '저건 병무청의 입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제가 알기로는 당시 국감에서 병무청장이 다시 멘트를 정정하는 상황이 있었다"며 "앞뒤 자르고 해당 발언만 볼 게 아니라, 전후 맥락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 MBC뉴스는 반론이 빠졌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겁니다. 한쪽 주장만 담겨 있었어요. 그리고 병무청장이 국감에 나와서 "병무청에서 적법하게 심사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영주 : 그건 병무청의 입장이죠.

    최민희 : 참…, 미국의 병무청인가요? 엄연한 국가 기관이고, 야당이 임명한 분도 아닙니다.

    (야당 의원들 : "저 양반 공무원 출신 맞아요?")

    최민희 : 곧 국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무청장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얘기했는데, "저건 병무청의 입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야당 대표를 비방한 문제도 그렇고, 미방위 의결로 방문진 이사장에서 사퇴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문종 : "병무청의 입장"이라는 말이, '국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박민식 : 그 이후에 병무청장이 다시 정정하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앞뒤 자르고 저 말만 보지 마시고, 전후 맥락을 살펴서 당시 병무청장이 어떤 진술을 했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민희 : 제 질의였잖아요? 제가 마무리 하도록 해주시지요.

    홍문종 : 의사 진행 발언 아니었습니까?

    최민희 : 이번 국감에서 병무청장이 나와서 답변한 내용을 말씀드린 겁니다.

    홍문종 : 그럼 오후에 답변하시고….


  • (왼쪽부터) 박주신씨 명의 공군·자생병원·비자발급 엑스레이. 이 중 자생병원 엑스레이는 주신씨가 아닌, 대리인의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왼쪽부터) 박주신씨 명의 공군·자생병원·비자발급 엑스레이. 이 중 자생병원 엑스레이는 주신씨가 아닌, 대리인의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병무청 국정감사의 속기록을 살펴본 뒤 재차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공세를 중단한 최민희 의원은 잠시 후 '국회 속기록'이 도착하자 재차 포문을 열었다.

    최민희 : 9월 14일 국감에서 병무청장이 박주신에 대한 판정은 적법했다고 밝힌 게 국가 기관의 공식 입장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을 드렸었는데요. 속기록에서 적법했다고 몇 번이나 답합니까?

    박민식 : 아까 속기록을 보여 드렸죠? 인정한 부분도 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답변을 안한 부분도 있어요.

    최민희 : 적법했다고 여러 번 밝혔습니다.

    홍문종 : 저도 속기록을 읽어봤습니다. 병무청장이 시인한 부분도 있고, 아직 재판 중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유보한 내용도 있더라고요. 이사장님께 묻겠습니다. 만약에 병무청장께서 이 문제에 대해 (적법하다고)시인을 하셨다면 이사장님도 이 문제에 대해선 인정을 하시겠죠?

    고영주 : 병무청장이 잘 모를 수도 있고….

    홍문종 : 사실 병무청장 답변도 좀 왔다갔다합니다.

    최민희 : 좀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홍문종 : 병무청장이 이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답변을 했다면, 이것은 공식 입장이라고 인정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고영주 : 네 그렇습니다.

    홍문종 : 병무청장의 공식적인 답변으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 나오셔서 잘 모르시는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고영주 : 네.


    실제로 홍문종 위원장과 박민식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당시 박창명 병무청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확신에 찬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박창명 병무청장은 "병무청에서 찍은 CT와 연세대 세브란스 공개검증시 찍은 MRI, 자생병원 MRI가 모두 박주신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논란의 대상이 된 '공군 엑스레이⋅비자발급용 엑스레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박 청장은 "박주신 병역판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 직을 걸겠냐"고 묻는 진성준 새민련 의원의 질문에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제가 답변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편, 2일 열린 방문진 국감에서 박민식 의원은 "그렇게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보도가 아님에도 불구, 박원순 시장이 형사 고소라는 아주 큰 칼을 빼어든 까닭을 모르겠다"며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는데(박주신의 재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이같은 무리수를 둔 것은 타언론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풀이할 수 있다"며 서울시장이 메이저 방송사 보도에 대해 형사 고소장을 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충분히 '뉴스 대상'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민식 : MBC뉴스 건에 대해 질의를 드리겠습니다. MBC뉴스는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법 위반 여부를 문제 삼은 게 아니라, 박 시장이 MBC 등 여러 사람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를 한 것을 보도한 것입니다.

    서울시장이 중심적인 방송사 보도에 대해 형사 고소를 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에요. 어떻게 보면 언론의 표현의 자유 문제일 수도 있고요. 저는 솔직히 박원순 시장이 왜 고소를 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죠? 방송 스크립트를 다 읽어봤습니다.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는 좀 섭섭하다 아쉽다 그럴 순 있어도, 솔직히 아무리 봐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렇게 편파적이다 악의적인 보도다 이렇게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면 왜 MBC에 대해 박 시장이 고소라는 아주 큰 칼을 뺀 거죠? 그냥 넘어가도 될 텐데 왜 뺐을까? 이것은 다른 언론들이 따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경고인 셈입니다.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언론들은 거의 언급을 하지 못했어요.

    고영주 : YTN 등 몇 군데에서만 받아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민식 : 그리고 이튿날에는 반론보도까지 했지요?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는데(박주신의 재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고영주 :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수사가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끝으로 박 의원은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라며 "방사선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자가 제기한 의혹을 단순히 '정치적인 잣대'로만 해석해선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민식 :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입니다. 방사선 영상의학 분야에선 국내에서 제일 권위자인 분(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께서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병무청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했고 세브란스병원에서도 검증을 마친 사안입니다. 달리 정치적인 입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나선 것을 보면 정말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고영주 : 저도 MBC뉴스를 자세히 살펴 봤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왜 문제를 삼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