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명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취임 후 처음으로 펜타곤 방문
  •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

    출국은 13일, 한-미 정상회담은 16일(현지시간) 열린다.

    박 대통령의 미국 공식방문은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과 갖는 양자 정상회담은 네 번째자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1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방미는 광복 70주년 및 분단 70년의 의미 있는 해에 이뤄지는 것인 만큼,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 관계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에 관해 심도있는 의견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15일 펜타곤 방문, 16일 韓美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 방미(訪美) 일정을 시작한다.

    오후에는 나사(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 우주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고다드 센터는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센터다. 이후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한-미 양국의 첨단 산업 분야 비즈니스 협력 증진을 장려한다. 

    14일 저녁에는 '한-미 우호의 밤' 만찬 행사에 참석해 공동의 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진화해온 한-미 동맹 관계를 평가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해온 미국 각계 인사들과 우리 동포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15일 오전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문한다.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어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한-미 관계 발전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다. 청와대는 "미국 부통령이 관저로 외빈을 초청하는 것은 드문 경우로, 이는 한-미 관계의 친숙함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한-미 재계 회의에 참석,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 전·현직 고위인사들과 학계 등 미국의 각계 여론 주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우리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연설할 계획이다.

    마지막 날인 10월 16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과 오찬 회담을 갖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양국정상 공동기자 회견을 마친 후 워싱턴을 출발해 우리시간으로 18일 새벽 귀국한다.

     

    ■ '北核 대응' 한-미 공동설명서 채택 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목할 점은 대북(對北) 공조에 대한 양국의 협의 내용이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와 함께 별도의 공동성명(Joint Statement) 문서도 채택하는 방안을 양국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별도의 공동 문서를 채택하면, 북한 도발과 북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전략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최근 핵(核) 보유 의지를 과시하며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하는 등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북한 도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북핵(北核)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 등을 촉구하는 공동의 인식을 공동 문서에 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이 별도 문서를 만들 경우) 공동설명서에 들어간 내용에 더해 당면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일반적 입장을 담으면서, (북핵 문제와 같이) 일부 강조할 부분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연방상원도 8일(현지 시각) 박 대통령의 방문를 환영하고,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확대를 강조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한미동맹은 양자 차원을 넘어 글로벌 차원의 포괄적 협력관계로 격상되고 있고,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확대·심화시켜 나가기를 독려한다"고 밝혔다.

     

  • 북한군의 열병식 장면. 북한군의 병력 수는 한국군의 2배 수준이지만 실제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 수는 많지 않다. ⓒ유튜브 북한 열병식 영상 캡쳐
    ▲ 북한군의 열병식 장면. 북한군의 병력 수는 한국군의 2배 수준이지만 실제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 수는 많지 않다. ⓒ유튜브 북한 열병식 영상 캡쳐

     

    ■ 사드(THAAD) 문제, 논의 가능성은 '글쎄'
     
    마크 리퍼트(Mark Lippert) 주한미국대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북한 문제에 있어서 아주 심도 깊고 활발한 양국 간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무력도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토니 블링큰(Antony J. Blinken) 국무부 부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추가 제재 가능성을 둘러싼 긴밀한 협력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퍼트 대사는 "(북한에 대한) 외교-경제 제재-방위 차원의 억제 등 3가지 차원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다뤄질 것이며, 이런 3가지 차원에서 양국 정상께서도 이번에 말씀하시리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맞서 미국은 알래스카로 미사일을 움직이고 PP2 레이더를 추가하고 미사일 방어 기능이 있는 수상함을 추가하는 등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이 북한 미사일과 핵 위협에 얼마나 심각하고 우려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북한이 비핵화로 이어질수 있는 진정성 있는 대화 테이블로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외교적 레버리지, 경제적, 다자적 차원의 레버리지도 갖고 있는데 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 레버지리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드(THAAD)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 정부가 밝혔듯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어젠다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의제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 166명 이끌고 訪美

    13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공식방문에는 총 16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동행한 경제사절단 중 역대 최대 규모다.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방미 때 51명이 동행했던 것과 비교할 때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번 경제사절단은 84%가 중소·중견기업들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소·중견기업 관계자 115명, 대기업 관계자 22명, 경제 단체·협회 인사 18명, 공공기관 및 기타 관계자 11명 등으로 구성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중에는 방문지인 워싱턴DC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금융의 중심으로 불리는 뉴욕에서도 '1대 1 비즈니스 상담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안종범 수석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미국과의) 외교·안보동맹과 더불어 자유무역협정(FTA)를 바탕으로 한 투자 활성화로 경제동맹을 강화한다는 의의가 있다. 엔지니어링, 항공·우주, 바이오, 에너지 신(新)산업 등 최첨단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올해 발효 4년차를 맞은 한-미 FTA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확대하는 방안과 북극개발 및 기후변화 대응을 글로벌 이슈에서의 공조 대응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다만 '늦장 대응' 논란을 낳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는 아직 미국 등 참가국 의회의 비준 절차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미 일정 중에는 그리 비중 있게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종범 수석도 브리핑에서 TPP 논의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게 없어서 저는 거기에 관해 언급할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