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기계적 중립 외친다면 정치적 프레임에 함몰되는 것"박대출, "각 지역구서 1인 피켓 시위 하자" 주장도
  •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한 서울시내 소재 고등학교의 담임교사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 비유하는가 하면 박 대통령을 죽였어야 한다는 충격적 내용의 역사관련 동영상을 보여주었다"면서 새로운 역사교과서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이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검정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당론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기계적 중립'에 얽매이지 않고 올바른 교과서를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좌성향의 현행교과서 실체를 알리고 당내 불거지는 다른 목소리를 조기에 차단해 주목된다.

    이날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전문가도 초빙해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를 초빙해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성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듣고 질의를 하면서 새로운 역사 교과서의 정당성을 피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정 교과서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최근 한 서울시내 소재 고등학교의 담임 교사가 편향된 역사관련 동영상을 보여주었다"고 운을 뗐다. 원 원내대표는 "그 내용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 비유하는가 하면 대통령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충격적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동영상은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의 강연 동영상으로 '박정희를 암살했으면 언니(박 대통령을 지칭)는 그 때 태어나지도 못한다', '그 때 죽였으면 역사가 바뀌는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 돼 있다.

    한홍구 교수는 과거에도 김일성을 민족의 영웅으로 지켜세운 적 있는 종북 좌파성향의 교수로 알려져 있다.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역사교육은 국민 통합의 기초고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근본"이라며 "학생들 역사교육 이념 도구가 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전문가로 초빙된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현행 역사교과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전희경 총장은 "역사교과서 문제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반대한민국 세력에게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전선"이라며 "역사와 교육이라는 두 전선의 교착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3년 교학사 교과서사태를 예로 들어 검정 역사교과서가 추구하고자 했던 다양성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자유로운 선택을 허용함으로써 경쟁을 통해 교과서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본래 의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전 총장은 "시작도 하기 전에 역사교육의 내용을 왜곡하고 이를 채택하려는 학교에 대해 동문회와 학부모회를 비롯해 좌파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채택을 방해했다"며 "그 결과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전국에 단 하나 뿐"이라고 했다.

    또 전희경 총장은 현행 역사교과서가 좌편향 됐다는 증거로 대한민국의 건국일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어느 교과서를 보더라도 언제 건국됐는지에 대한 기술이 없다. 국정일 때는 대한민국 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다"면서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이라고 돼 있어, 건국이라 추앙하는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나아가 그는 정치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날렸다. 정치권이 기계적 중립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일침이었다.

    전 총장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선택해서 성립된 나라이지 이념 중립에 있는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좌우 균형이라는 허울뿐인 명분에 끌려간다면 역사는 한발자국도 나아갈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좌에서 몇, 우에서 몇을 동수로 앉혀 역사적 진실을 표결에 부치는게 과연 제대로 쓰이는 역사가 될 수 있느냐"면서 "좌파들이 꽁꽁 묶고 있는 기계적 중립론에서 빨리 벗어나시길 당부드린다"고 꼬집었다.

    이 장면에서는 듣고 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수갈채를 쏟아내는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다음으로 등장한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교육과정 심의과정에서 발견했던 현실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조진형 상임대표는 "지난 9월 14일 교육부에서 역사교과서 교육과정 심의를 하기 위한 심의위원회에 참석했다"며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 현장에서 다양한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변화와 남북 평화통일이라는 부분을 보고 제가 '이 부분은 북한이 마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뉘앙스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가 아니라 실상이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하니, 너무 부정적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그러면 현실이라고 바꾸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이마저도 안된다고 결론났다"고 했다.

    또한 "끝날 때 쯤 돼서 어떤 분이 기막히게도 한국사에서 북한 얘길 꼭 가르쳐야 하느냐, 한국사 학습요소에서 북한 핵 문제가 대체 왜 거론돼야 하느냐고 했다"고 폭로했다.

    뿐만아니라 지난 교과서 파동에서도 그는 "김일성의 보청보 습격사건과 독립운동을 하신 지청천 장군의 분량이 맞지 않다고 했지만, '이걸 건드리면 저쪽 친구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넘어갔으면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폭풍같은 한차례 강의(?)가 끝난 후에는 "잘했다", "훌륭하다", "대단하다"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이같은 설명을 듣고 "경악스럽다. 수치스럽고 부끄럽다는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면서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는 역사를 만드는 것은 제2의 건국"이라고 선언했다. 박명재 의원은 "공천룰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 바로서기 운동에 전적으로 나서 모든걸 걸어야 한다"고 외쳤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오늘 우리가 이 사회에 정말 필요로 하는 영웅을 발견했다. 존경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그간 우리는 학생 입으로 들어가는 급식 문제만 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학생들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교육과정에 신경쓸 때가 됐다고 정리하면 어떻겠냐"고 당론을 모았다.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은 "새누리당이 올바른 역사교과서 관철을 위한 운동을 전국적으로 이어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속의원 전원이 지역구에 가셔서 1인 피켓 시위를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고 제의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박수로 끝이나자 역사교과서 논쟁을 통해 일각에서 불거지는 잡음을 조기에 차단하고 당력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국정교과서가 당론이 아니다. 의원들이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검정제를 찬성하는 듯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도 페이스북에 "현재 내 역사인식 형성에 교과서가 준 영향은 거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내용이 편향되었다는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국정화하면 해결될거라는 생각은 너무 안일하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