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안중근 소개한 교학사교과서를 친일이라고 매도”
  • ▲ 전직 교장들의 모임인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회장 이규석) 회원들이, 16일 오전 11시, 서울 청계광장 동아일보사 앞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전직 교장들의 모임인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회장 이규석) 회원들이, 16일 오전 11시, 서울 청계광장 동아일보사 앞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교육부가 중학교 ‘역사’ 및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밝히면서,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문재인 대표와 소속의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연일 장외집회와 서명전을 벌이면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국정 교과서에 ‘친일·독재 미화’라는 낙인을 찍고 있다.

    전교조와 친전교조 성향 학부모 시민단체, 좌파 매체들도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을 막기 위해 공동전선을 형성한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서울 도심 곳곳에 서명부스를 설치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좌파 매체들 역시, 속칭 진보성향의 역사학자들을 앞세워, ‘국정 교과서가 유신체제를 찬양하고 친일을 미화할 것’이란 내용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여론은 좌파진영의 바람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최근 각 언론사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에 대한 찬성과 반대여론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엇비슷하다.

    정치적으로는 야당을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서도, “국사만큼은 단일한 교과서로 배우는 게 맞다”면서, 국정 전환 방침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짧게는 30년, 길게는 40년 가까이 학교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친 원로 교사와 교장들의 경우, 이런 인식은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현행 검인정 한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서술 중 상당수가 친북-좌편향 돼 있다는 사실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 동아일보사 앞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전직 교장선생님들이 모여,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회장 이규석 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소속 회원들은, 어린 학생들이 왜곡되지 않은 국가관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편향되지 않은 한국사교과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의 국정 전환 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 ▲ 이규석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 회장이,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규석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 회장이,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성명서를 발표한 이규석 회장은, 2년 전 좌파진영이 일선 학교들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채택을 노골적으로 방해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을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규석 회장은 “야당은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국정 전환에 반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사교과서 채택과정은 반대로 이뤄졌고, 그 결과는 좌편향으로 이어졌다”며, “북한의 주체사상을 옮긴 교과서가 있다는 것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래 남북대치상황이 완화되는 등 상황이 변한다면, 국정화 문제를 다시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우리의 헌법정신에 맞는 국정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년 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서 한국사교과서를 채택했던 부산 부성고 신현철 전 교장도 참석했다.

    신현철 전 교장은, “야당은 국정 교과서를 보지도 않고 반대부터 한다”며, 새정치연합이 근거도 없이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현철 전 교장은 “교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7종의 현행 한국사교과서에는 북한의 이념과 사상이 녹아들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학사교과서와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직접 들고 나와 내용을 비교했다.

  • ▲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 방침 지지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신현철 전 교장은 “교학사교과서는 제2연평해전 등 북한의 대남도발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 반대로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북한의 ‘보천보전투’를 소개하면서 김일성을 찬양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신현철 전 교장은 금성출판사 한국사교과서는 북한의 교육제도를 소개하면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1년간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설명해, 북한의 교육복지가 매우 뛰어난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교장은 “북한의 이념이 녹아든 교과서는 그대로 두고,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를 소개한 (교학사)교과서를 친일이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 전 교장은 “한국사교과서 국정 전환과 별개로 현행 검인정 한국사교과서를 회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학부모시민단체인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대표 김순희) 회원들은, 같은 장소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회원들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사회주의에 있다고?’, ‘숭고한 국군희생자를 가해자로 둔갑’, ‘계급투쟁, 비뚤어진 역사관 강조’, ’북한 도발 외면‘ 등의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현행 검인정 한국사교과서의 친북-반국가적 서술행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