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한국군을 30만으로 줄인다고 가정하고 100만 이상의 북한군과 27만 일본 자위대에 대한 대응을 생각해보자. 일부 네티즌들은 30만 한국군으로는 100만 북한군에 도저히 맞설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과연 그런가. 전혀 그렇지 않다.

    군사평론가 지만원 박사는 한국군의 경우 교육이나 군수분야와 같은 직접적인 전투분야가 아닌 분야에 겹쳐있는 중복조직이 많다고 지적한다. 지휘단계도 너무나 많다는 지적이다. 이런 류의 지적은 지금까지 많이 있어왔다. 한마디로 한국군에 ‘군살’이 너무 많아 제대로 전투력을 발휘하는데 장애가 된다는 비판이다.

    민간인은 군 문제에 대해 침묵해야 하나

    그러나 이런 비판들에 대해 군은 ‘민간인은 군을 잘 모른다’며 귀를 틀어막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했다. 공직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고 ‘작은 정부’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군도 변해야 한다.

    군이 군 조직 자체의 특수성을 내세워 민간인들은 비판하지 말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남자들은 말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논리다. 민주사회의 군은 민간인들의 비판과 견제를 더욱 많이 받아야 한다. 특히 군을 유지하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낸 세금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국군이 갖고 있는 군살들을 빼내면 한국군은 30만명만 갖고도 충분히 북한군의 도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지만원 박사(이하 지씨)의 주장이다. 물론 지씨는 보다 강력한 군축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군축 자체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현 정부도 장기 계획을 세워 50만 군대로의 군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진영은 어떻게 해야 하나. 큰 정부를 유지하려 드는 현 정부에서도 50만 군축론을 내세우고 있다면 당연히 작은 정부를 원하는 보수진영은 더 작은 규모로 군을 줄일 생각을 해야 한다. 흔히 기업경영에서 작은 비용을 들여 큰 이득을 얻을 궁리를 하듯 작은 군 규모로 북한군의 남침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보수진영은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한국 보수는 국방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100만 이상의 북한군은 60만 이상의 한국군이 있어야 막을 수 있다고 앵무새처럼 외워왔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 시대가 변했고 군 주변의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북관계도 변했기 때문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이 과거의 국방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보수진영의 경직된 사고에 다시 한번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30만 군으로 어떻게 북한군과 상대할 수 있을까? 먼저 북한군은 어떤 형태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북한군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제 1전력은 개성 이남 지역에 배치되어 있는 장거리 방사포들이다. 이들 대포에서 발사되는 로켓탄들은 적어도 서울까지 날아올 수 있다.

    그 다음 제 2전력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위협이다. 제 3전력은 다양한 경로로 한국에 침투할 북 특수부대원들이다. 이 세 가지 위협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들이다.

    오히려 북한 정규군의 남침은 미군과 한국군이 제공권을 가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쉽게 격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앞서 말한대로 개전 초기 수도권을 집중공격할 북한 방사포 부대와 스커드 미사일, 한국의 전후방을 모두 위협할 특수부대원들에게 대응하는 것이 급한 일이다.

    강군과 약군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는 운용능력

    북한의 방사포 부대는 북한의 남침징후가 우주공간의 군사위성 등을 통해 탐지되면 즉각 방어공격에 들어가므로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스커드 미사일 부대 역시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를 추적하기 위해 한-미 연합군이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다. 북한 특수부대원들은 전국에 배치되어 있는 한-미 연합군과 경찰, 예비군이 출동해서 막으면 된다.

    여기서 일부 네티즌들은 전국적으로 북한 특수부대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60만 이상의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싸우는 방법을 개선하면 30만 병력을 갖고도 얼마든지 북한 특수부대의 침입을 저지하고, 설령 한국 내로 침투해도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근본적으로 전쟁을 막기 위한 군사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지 전쟁이 터졌다고 가정하고 군사력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전쟁 발발 초기에 북한군을 완전히 박살낼 수 있는 능력만 갖고 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북한 입장에서 전쟁을 선택하는 순간 북한군이 마비된다면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북한군을 단숨에 마비시킬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압도적인 공군력과 육군의 화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해군력도 강화해야 한다. 일본의 존재 때문이다. 역시 일본 해상자위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힘을 갖추면 일본은 쉽게 독도를 노릴 수 없다. 결국 정리하면 지금의 인력 중심의 한국군을 기술집약적인 한국군으로 바꿔놓고 군을 운용하는 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와 북한군을 영원히 앞설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한국군은 북한군보다 돈은 훨씬 많이 쓰면서 왜 전투력은 낮은가

    한국 보수진영은 ‘작은 정부’는 강조하면서 군에는 관대하게 행동하고 있다. ‘큰 군대’를 방치해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주의깊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군은 그동안 북한군보다 엄청나게 많은 국방비를 써왔다. 하지만 지금도 군은 우리 군이 북한군보다 군사력이 못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이 점에 관심을 갖고 비판을 가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그렇게 많은 국방비를 쓰면서도 재래식 군사력에서 북한보다 약하다는 것은 이해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지씨의 저서 내용을 보며 생각해보자.

    「미국은 북한의 손은 묶지 않은 채, 남한의 손만 묶어왔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노동호, 화생무기, 핵무기 등의 가공할 무기들을 싼 값으로 개발해 오는 동안, 한국군은 불과 2.5킬로미터의 사정거리를 갖는 대공 기관총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고 있다. 미국이 쳐놓은 그물 속에 안주하면서 이렇게 소꿉놀이 식의 투자를 계속해 오고 있다.」

    「남한의 가장 큰 전력증강은 평양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대구경 유도무기를 대량으로 갖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만이 북한의 서울 불바다론에 맞불을 놓는 길이며, 미국의 주권 침해와 미국의 안보 식민지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유일한 길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북한과 미국의 수모로부터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위 내용은 지씨의 저서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에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 이제는 우리 모두 군에 국방비를 현실적으로 사용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군의 경영을 합리화하고 군에 끼어 있는 군살을 줄이면 우리는 30만 병력과 지금의 국방예산을 갖고도 얼마든지 더 강력한 한국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은 여전히 ‘돈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산업현장과 학교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공부해야 할 젊은이들은 계속 군대에 가서 헐값으로 일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군에 맞서려면 지금의 병력도 부족하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국방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생각해보면 이런 현실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