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CNN 인터뷰에서 “CIA 국장이면 영리할 줄 알았다…DHS 장관도 해킹”
  • 위키리크스는 존 브레넌 美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들을 공개하고 있다. ⓒ위키리크스 관련 화면 캡쳐
    ▲ 위키리크스는 존 브레넌 美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들을 공개하고 있다. ⓒ위키리크스 관련 화면 캡쳐


    지난 19일(현지시간) 美언론들은 존 브레넌 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이 해킹당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일에는 존 브레넌 CIA 국장의 이메일을 해킹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청소년이 나타났다.

    이 청소년은 美언론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존 브레넌 국장의 보안의식은 형편없다”면서 “그는 정말 멍청하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이 청소년은 결국 존 브레넌 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을 폭로전문매체 ‘위키리크스’에 넘겼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존 브레넌 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에 있던 자료 9개를 공개했다.

    메일에는 브레넌 국장의 여권번호, 전화번호, 집 주소, 가족들의 신상과 CIA 요원들과 논의한 비밀정보 허가 문제 등이 담겨 있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브레넌 국장의 이메일에는 CIA 관련 소송 내용, CIA 요원들의 수사기법, CIA 구조개혁을 위한 논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의 협조 사항, 이란 핵문제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위키리크스 측은 “브레넌 국장은 비밀 첩보 프로젝트와 관련해 종종 이 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2일(현지시간)에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의 비밀공작, 美상원 정보위원회 보고, 연락처 등을 폭로했다.

    CIA 수장의 이메일이 10대 청소년에게 해킹을 당하자 美정보기관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美정보기관을 더욱 굴욕적으로 만드는 것은 10대 청소년 해커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청소년은 “브레넌 국장의 이메일에는 그의 사회보장번호(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유사), 이라크, 시리아 관련 계획, 수많은 개인정보가 있었다”면서 “CIA 국장 같은 정부 고위직 인사는 좀 영리해야 하는데 그는 정말 멍청하다”고 비웃었다.

    이 청소년은 “팔레스타인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존 브레넌 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CIA는 “존 브레넌 국장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한 것은 범죄”라는 공식 입장만 발표한 뒤 침묵하고 있다. 美연방수사국(FBI)은 “해킹당한 존 브레넌 국장의 메일에는 기밀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10대 해커는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DHS) 장관의 이메일도 해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향후 美정보기관과 위키리크스 간의 갈등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 이메일을 해킹당한 존 브레넌 CIA 국장은 2008년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서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일벌레로 유명하며, 파키스탄을 기지로 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드론 공격을 지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