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위안부 문제 포함해 양국 현안 놓고 의견 교환" 韓-日-中 3국 정상회의도 개최
  • 취임 후 처음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조선일보(뉴시스·마이니치신문)
    ▲ 취임 후 처음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조선일보(뉴시스·마이니치신문)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달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2012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진 이후 3년 6개월 만에 성사된 정상회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졌으나, 한-일(韓日) 양자 정상회담이 아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재에 의해 이뤄진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지난 3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 등에서도 아베 총리와 잠시 조우해 환담을 나누는 데 그쳤다. 이번 단독 만남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8일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11월 2일 오전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 발전방안 및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김규현 수석은 "이번 회담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와의 오찬 여부에 대해선 "오찬은 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정상외교는 2012년 8월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2013년 12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하며 단절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와 조치를 요구하고, 일본 정부가 이에 맞서면서 정상회담 개최가 장기 표류했다.

    하지만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청와대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기 시작하면서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달 27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오찬에서 잠시 만나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을 건넸고, 박 대통령은 "서울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얼마 뒤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방한한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통해 친서를 전달했다. 야마구치 대표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대화의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양자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이후 양국은 회담 시기, 형식, 의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발판으로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해빙(解氷)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다음달 1일 한-일-중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일-중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6번째이지만, 이번 회의는 우리 정부의 주도로 2012년 5월 이후 3년 5개월여만에 재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국 정상회의에선 북핵(北核) 등을 중심으로 한 공동선언이 채택될 전망이다. 한-일-중 3국 자유무역협정(FTA)과 3국 협력기금(TCF) 조성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규현 수석은 3국 정상회의 공동합의문 채택 여부와 관련, "3국 정상회의가 열리면 공동성명이 채택돼 왔는데 이번에도 3국 정상회의 결과로 채택하기 위해서 외교적 교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중 3국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해 이르면 29일쯤 고위관리회의(SOM)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관리회의에는 각국의 외교부 차관보급이 참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