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대응 강화 다자차원 협력 지속..."올해는 양국관계 개선의 중요한 전기"
  •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YTN 방송화면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YTN 방송화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양국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꼽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조기에 타결하자는 공동목표를 갖고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또한 두 정상은 동북아 지역의 최대 현안인 북핵(北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차원에서의 대응협력도 지속키로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일 청와대에서 취임 이후 첫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단독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보다 2배가량 늘어난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쯤 청와대에 도착해 방명록에 '내각 총리 대신 아베 신조'라고 서명했다. 곧바로 기념촬영을 가진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0시 5분부터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회담이 끝난 시점은 11시 5분이었다. 당초 단독 정상회담은 오전 10시 10분부터 10시 40분까지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두 정상은 기존 계획을 깨고 장시간 머리를 맞댔다. 이어 두 정상은 오전 11시 7분부터 약 40여분 간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주축으로 하는 양국의 관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이 과거사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출발하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본에도 한-일 관계는 진실과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는 성신지교(誠信外交)를 말씀하신 선각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선각자는 일본 에도시대 외교관이자 유학자였던 아메노모리 호슈(雨森芳洲.1668-1755)로 보인다. 아메노모리는 임진왜란 이후 경색됐던 조선과 일본의 우호관계 회복에 힘썼던 인물이다.

    박 대통령은 "외교에서는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어린 그런 회담이 돼서 앞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저도 예전부터 일-한 관계를 개선하고자 생각해 왔는데, 그러기 위해 정상 차원에서도 솔직하게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저는 지금까지 50년 간의 일-한 관계 발전의 걸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그것을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구축을 위해 박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여운을 남긴 모두발언은 여기까지였다.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YTN 방송화면
    ▲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YTN 방송화면

     

    정상회담 직후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결과 브리핑이 이어졌다.

    김규현 수석은 "두 정상은 양국 간 주요현안과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방안, 북한-북핵(北核) 문제 대응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 교환의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특히 김규현 수석은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한 전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주요 현안 해결을 통해 앞으로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더욱 힘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가 양국 관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규현 수석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 정상은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연내 타결을 위해 양국이 조속히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의 양국 협력과 한-미-일(韓美日) 3국 협력을 평가하고, 다자협력 등 북핵(北核) 대응을 위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 현안에서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동아시아 경제통합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나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TPP 참여 결정을 내릴 경우 한-중-일 FTA, RCEP 협상에서 견지해 온 양국 통상협력 관계를 TPP에서도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한국 측의 TPP 참여 검토 동향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임을 염두에 두면서 될 수 있는 대로 조기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가속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김규현 수석의 브리핑을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가는 데 있어서 미래 세대에 장애를 남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일본군 위안부를 둘러싼 법적인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뜻을 밝혀왔다.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졌는지는 아직 정확치가 않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양국이 올해 안에 이뤄질 교섭을 통해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