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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에 심어놓은 ‘몰(Mole, 스파이를 일컫는 속어)’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한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해 “내가 집권하면 F-35 계획에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도널드 트럼프는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강력한 대선 유력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0월 22일 보수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휴 휴잇’에 출연해 F-35 전투기를 폄하했다고 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안보 매체인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 등은 트럼프가 ‘휴 휴잇’에 출연해 했던 말을 정리해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라디오 토크쇼에서 F-35 개발 및 구매 예산이 당초 계획을 초과했고, 새로 집권한 캐나다 총리가 F-35 구매를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듣자 “F-35는 기존 전투기보다 훨씬 못하다고 들었다”면서 “F-35는 가격에 비해 성능은 형편없다”고 폄하했다.
트럼프는 F-16과 F-35 간의 모의 공중전 결과 F-35가 참패했다는 지난 6월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하며 “시험비행 조종사들은 그 누구보다 전투기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인데 F-35가 전례 없이 비싼 가격에도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美안보 매체들은 트럼프가 말한 ‘모종의 조치’가 F-35 계획 백지화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발언이 알려지자 미국 온라인 군사 커뮤니티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美언론들도 트럼프의 발언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F-35 계획에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상당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美국방부가 3,910억 달러(한화 약 445조 2,300억 원)을 들여 2,443대를 도입하기로 한 ‘F-35 계획’이 무산될 경우 美공군은 물론 해군, 해병대 등은 현재 사용하는 전투기를 앞으로 30년 동안 더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의 발언대로 할 경우 2020년 이후 미군 전력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것이고,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국익을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F-35 도입 계획 백지화를 운운한 것을 좌파로 분류되는 쥐스탱 트뤼도 자유당 대표의 F-35 전투기 65대 도입 계획 철회 이야기와 연결지어 “역시 트럼프는 좌파 힐러리 클린턴이 숨겨놓은 스파이였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에 하나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 F-35 계획을 백지화할 경우 한국에도 불똥이 떨어진다.
한국 또한 7조 원 대의 예산을 들여 2018년부터 F-35A(공군용) 전투기 40대를 도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