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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를 두고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이제는 하늘까지 넓어지는 모양새다. 美국방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군 전략폭격기가 남중국해의 국제공역에서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피터 쿡 美국방부 대변인은 “괌에 주둔 중인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최근 中공산당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했으며, 중국 지상관제소로부터 교신을 요구받았지만, 별다른 방해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빌 어번 美국방부 수석 대변인도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지난 8일과 9일, 스프래트리 군도 주변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빌 어번 수석 대변인은 “B-52H는 통상 임무를 수행 중이었으며 괌 기지로 무사히 귀환했다”면서 “당시 B-52H는 중국이 자신들의 영공이라 주장하는 인공섬 반경 12해리(약 23km) 이내로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21일부터 이틀 동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B-52H 전략 폭격기를 남중국해의 인공섬 주변으로 보내자 中공산당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B-52H 전략폭격기는 일반적인 전투기와 달리 W-61과 같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며, 일반적인 폭탄을 실을 때는 ‘융단폭격’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무기다.
하지만 미국 측은 中공산당의 반응에 별 다른 관심이 없는 듯하다. 미국은 남중국해가 中공산당의 것이 아니며, 이에 따라 남중국해 공해 영공에서 자유롭게 운항하는 것은 미국의 권리라고 거듭 밝힌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中지상관제소가 자신들의 영공이 아님에도 교신을 요구하자 B –52H 조종사들이 이를 묵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나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가 아닌 B-52H를 남중국해로 보낸 것이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에게 "똑똑히 보라. 여기는 공해상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번에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을 한 B-52H 전략폭격기는 괌 기지에 주둔 중인 美공군 소속이다. 미군은 괌에 공군 외에도 해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괌의 해군 기지는 최신 연안전투함(LCS)이 주둔 중인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