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관련 "특단의 대책 필요하지만, 마땅치 않다" 토로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6일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낮은 것이 사퇴론의 근본 원인이라며, 문재인 대표로는 내년 총선에 이길 수 없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수긍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6일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낮은 것이 사퇴론의 근본 원인이라며, 문재인 대표로는 내년 총선에 이길 수 없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고 수긍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전 원내대표(전남 광양·구례)가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충격적이라면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만 마땅치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우윤근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을 지낸 관계로 친노(親盧)로 분류되지만, 호남 출신 3선 의원이기도 하다. 또한 평소 온건하고 합리적인 품성으로 여·야·정을 가리지 않고 두루 원만하고 폭넓은 인간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관계로 사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우윤근 전 대표조차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해 우려를 표함에 따라 새정치연합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지도체제 개편에 돌입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우윤근 전 대표는 16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5%에 그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관련해 "나도 호남 의원이지만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호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부족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의 남녀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설문한 바에 따르면(오차범위는 신뢰수준 95%에서 ±3.1%p), 호남 지역에서의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5%에 불과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9%)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우윤근 전 대표는 지난 주말 3~4일간 호남에 머무르며 접한 민심을 가리켜 "문재인 대표도, 당에서도 특단의 대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도 "속된 말로 마음을 다 열어놓을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대안을 낸다는 게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당 같으면 예산을 배정하거나 (호남 출신) 누구를 장관을 시키겠다고 하겠지만, 야당 입장은 굉장히 어렵다"며 "그게 저희들의 말못할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우윤근 전 대표는 이러한 호남 민심의 이반 때문에 문재인 체제로는 총선에 이기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문재인 대표도 총선에 대비한 지도 체제 개편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호남에서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낮아서 내년 총선이 어렵지 않겠는가, 이런 이유가 (사퇴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문재인 대표로는 내년 총선에 이길 수 없다는) 그런 주장도 상당히 일리 있는 주장"이라고 수긍했다.

    그러면서 "통합전당대회보다는 선거 준비를 위한 통합기구에 무게가 있는 것 같다"며 "통합전대를 여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지만 선거 기구를 조기에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표도) 상당히 전향적"이라고 전했다.

    통합전당대회란 천정배 의원이나 박주선 의원처럼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세력까지 전부 포함해 전당대회를 새로 여는 방안을 말한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주장했지만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세력이 총선 전에 다시 새정치연합과 합칠 가능성도 없고, 통합의 대상자로 거론된 천정배·박주선 의원도 선을 긋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반면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란 당내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선대위를 발족하고 문재인 대표도 여러 선대위원 중의 한 명으로 이 기구에 몸담는 것을 말한다. 문재인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친노 세력이 공천·선거 관련 당무를 전횡할 우려가 낮아진다는 점에서 당 내홍의 수습 방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이날 우윤근 전 대표의 발언도 정치적으로 현실성이 희박한 통합 전대보다는 조기 선대위를 당 내홍 수습의 방안으로 추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관된 개헌론자이며 오픈프라이머리에도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우윤근 전 대표는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개헌 및 오픈프라이머리 관련 논의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우윤근 전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부터 일관되게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때마다 여당 대표들이 시기상조라고 했다가, 지금 홍문종 의원이 이런 논의를 하자는 것은 오해의 여지가 많다"며 "개헌은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만들어 투명한 절차를 통해서 논의하는 게 맞지, 불쑥 갑자기 어떤 계파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것처럼 보이면 될 일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픈프라이머리에 관해서는 "(12일 의총에서) 찬반 의견이 많았는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개인적으로 취지에는 찬성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야가 법을 만들어서 통과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