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죽는 게 행복하다...왜?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 지난 2007년 태국 치앙라이 붙잡힌 탈북 여성들이 울고 있다. (자료사진) (VOA)
    ▲ 지난 2007년 태국 치앙라이 붙잡힌 탈북 여성들이 울고 있다. (자료사진) (VOA)


    최근 탈북민 9명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도중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들은 북한을 탈출한 뒤 베트남 북부 중국 접경지역인 몽카이에서 베트남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 된 9명의 탈북민은 중국 광시성 둥싱의 공안국에 넘겨졌으며, 일부 언론은 이들이 중국투먼의 수용소에서 북송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내 탈북민의 소재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정권의 탈북민 북송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오직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국경을 넘었던 수많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 공안의 단속에 걸려 북송당하는 가슴 아픈 비극을 당했다.

    세계 언론은 열약한 경제 상황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주민들을 가리켜 '사회주의로부터 자본주의로의 대이동'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주었다. 중국은 개혁 개방으로 경제변혁을 이룩한 나라다.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강 건너 중국을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국가로 보지 않는다.

    김일성 사망 후 북한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달리며 300만 명의 아사자를 속출했다. 다정했던 이웃이 하루 밤사이 시체가 되어 관도 없이 땅속에 묻혔다. 북한 주민들은 정권에 대한 기대나 환상을 버리고 살길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왔다.

    당황한 북한 정권은 중국 정부에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탈북민들을 잡아달라고 정식 요청했다. 중국 공안은 북한의 청탁대로 동북 삼성에 숨어 사는 북한 여성들을 닥치는 대로 검거하여 북송했다. 놀랍게도 북한은 주민들에게 공급되던 쌀 배급도 중단하면서도, 탈북민을 잡아들이는 대가를 중국에 지급했다.

    중국공안에 잡힌 탈북여성들은 지역별로 나뉘어 장백과 심양을 통해 혜산 신의주로 넘어왔다. 탈북민들은 짐을 실어 나르는 화물차 적재함에 실려 북-중 국경 다리를 건너간다. 일부 탈북여성들은 호송원이 뒤로 돌아서는 기회를 이용해 압록강에 떨어졌다. 북송되면 어떻게 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그들로서는 차라리 목숨을 끊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송 자들을 대하는 북한정권의 만행이 도를 넘어섰다. 북한정권은 북송 중 목숨을 끊으려는 탈북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뚜껑이 달린 트럭을 이용했다. 네 면이 두꺼운 철판으로 만들어진데다, 밖에서만 문을 열 수 있게 제조되었다.

    2013년 11월 남한에 정착한 혜산 출신 최 씨는 "중국 경찰에 잡혀 한 주일 후 북송되게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호송차에 실려 중국세관 마당에 대기하고 있었다. 짐을 실은 무역 차들이 꼬리를 물고 들어오다 보니 우리가 탄 호송차는 점심시간에 이르러서야 북한으로 향했다. 같이 타고 있던 10여 명의 탈북민이 호송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에 시달렸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온몸이 얼어드는 환각이 온다. 북송의 공포에 앞서, 추위와의 전쟁까지 치르다 나니 살아있는 것이 정말 싫었다. 차라리 죽는 게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