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인 20만 명 모두 떠나야…양국 비자면제 협상 중단, 터키산 제품 수입금지

  • 지난 24일(현지시간) 터키 공군의 F-16 전투기가 러시아 공군의 Su-24 공격기를 격추한 사건 이후 터키 정부의 태도는 오락가락하며 마치 러시아 정부를 놀리는 것처럼 비춰졌다. 이에 러시아 정부가 강력한 제재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프랑스 AFP 통신은 “러시아가 터키에 대한 강력한 경제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 통신은 “러시아 크렘린 궁(대통령궁)이 서명한 터키 경제제재 법안이 선포됐다”며 이 법안에 담긴 내용들을 전했다.

    201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갖는 법안 내용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에서 일하는 터키인들에 대한 노동계약 연장 금지다. 현재 러시아에서 일하는 터키인의 수는 20여만 명. 이들이 터키로 송금하는 금액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또한 터키와 협상 중이던 비자면제 추진을 중단하고, 터키에서 생산한 상품들의 수입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금지 품목 목록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러시아에서 터키로 향하는 전세 항공기 운항도 전면 금지되며, 터키 관광 또한 조만간 금지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경제에 있어서는 EU 만큼이나 러시아에 기대고 있던 터키로써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대터키 제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강력한 제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터키에 대한 에너지 수출 및 곡물 수출 중단의 경우 러시아 또한 피해를 입는다는 측면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하지만 터키 정부가 지금처럼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믿고 러시아를 도발하는 듯 한 행동을 계속 보인다면, 러시아가 터키에 대한 에너지·곡물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럴 경우 터키 경제는 순식간에 몰락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이번 터키 제재안이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유감’ 발언 직후에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러시아 공격기를 격추한 뒤 일주일 동안 사과할 것처럼 말하다 다시 “러시아가 사과해야 한다”거나 “단지 실수였다”고 하는 등의 발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국민의 감정을 건드렸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또한 “터키와 러시아 간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양국이 어떤 것도 포기하기 어렵다”면서 러시아가 터키에 대한 제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자(살라피스트)들과 상당한 유대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집권 후 국민들이 원하는 경제 개혁 정책보다 이슬람 근본주의적 정책들을 먼저 펼쳐 현재 인기가 매우 떨어진 상태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