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소식통 “김정은 수소폭탄 발언 뒤 모란봉 악단 공연관람 인사 ‘격’ 대폭 낮췄다”
  • ▲ 지난 10일 中베이징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한 '모란봉 악단' 단원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0일 中베이징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한 '모란봉 악단' 단원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던 북한 ‘모란봉 악단’이 공연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귀국한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합뉴스’가 “모란봉 악단 귀국 원인은 中공산당과 북한 당국 사이의 갈등 때문”이라는 중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는 13일 中베이징의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최근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뒤 中공산당이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을 관람할 인사의 ‘격(格)’을 공산당 정치국원(지도부)에서 부부장급(차관급)으로 대폭 격하시킨 것이 철수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조선(북한)이 당초에는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나 리커창 총리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中공산당이 정치국원 1명이 관람하도록 하겠다고 역제안을 했다”면서 “조선도 이를 받아들여 공연단(모란봉 악단)이 중국에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지난 10일, 공연단이 중국에 도착한 것과 비슷한 시기 김정은이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언론으로 통해 알려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中공산당의 당원 9,000만 명 가운데 정치국원은 모두 25명으로, 한국으로 치면 ‘3부 요인’ 정도의 급이다. 시진핑과 리커창 또한 정치국원이다. 이러한 관람 인사의 ‘격’이 부부장급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3단계 이상의 ‘격하’라는 뜻이다.

    이 상황이 김정은에게 알려지자, 북한 측이 ‘모란봉 악단’을 바로 철수시켰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10일 오후, 中공산당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며 취약하다고 판단한다. 관련 당사국들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한 점도 ‘소식통’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송월’이 언론에 너무 부각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펼친다.

  • ▲ 中언론에 포착된 '모란봉 악단' 단장 현송월.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는 설 외에도 최고위층과의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설도 있다. ⓒ뉴시스-中관영 신화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中언론에 포착된 '모란봉 악단' 단장 현송월.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는 설 외에도 최고위층과의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설도 있다. ⓒ뉴시스-中관영 신화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리설주와 공식 석상에 등장하기 전에 사귄 것으로 알려진 ‘현송월’이 모란봉 악단 단원으로 中베이징에 나타나자 중국 언론은 물론 한국, 일본 언론도 ‘현송월’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일각에서 ‘현송월’이 ‘음란행위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살아있는 것은 물론 모란봉 악단의 단장까지 맡은 점을 부각시키며 “김정은의 첩 아니냐”는 궁금증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모란봉 악단’과 김정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 일본, 중국 언론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퍼질 것을 우려한 김정은과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핑계로 모란봉 악단을 황급히 철수시킨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편 ‘모란봉 악단’의 철수로 中공산당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 김정은이 만든 ‘모란봉 악단’의 첫 중국 공연은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꽤 화제가 돼 입장권이 수백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북한 측이 첫 공연 관람객을 2,000명으로 제한했고, 中공산당은 첫 공연 관람객으로 中공산당과 북한 측 인사 등 고위층 2,000명에게 초대권을 보냈다.

    이에 소위 '中공산당 VIP'와 함께 북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중국인들은 이 공연 관람권을 구입했다고 한다. 즉 ‘모란봉 악단’의 공연 관람권을 구입한 중국인들은 中공산당을 믿고 거액을 지불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북한 측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공연 수 시간 전에 갑자기 ‘철수’를 통보하고 귀국하면서 中공산당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