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도로가 주차장 됐다. 출퇴근길 캄캄"
  • 13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7017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역 고가차로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 13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7017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역 고가차로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완전 폐쇄하고 시민들에게 우회도로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우려했던 출근길 교통정체가 현실화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들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불만섞인 댓글을 올리며, 서울시의 미흡한 교통대책과 고가 공원 강행 방침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용목 서울시도시교통본부장은 14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근접 우회로 일부 구간을 제외한 도심 교통상황이, 고가 폐쇄 시행 전과 비교할 때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고가도로 폐쇄 이전과 비교할 때, 도심 평균속도는 0.2km/h(22.9→22.7, 0.9%), 근접 우회로의 경우는 3.7km/h(23.4→19.7, 16.0%) 감소했다.

    고가도로가 폐쇄되면서 연결이 끊긴 퇴계로와 만리재로의 통행속도는 각각 1.3km/h(24.9→26.2, 5.1%), 4.6km/h(25.9 → 30.5, 17.8%)로 빨라졌지만, 우회로인 청파로와 염천교는 각각 8.8km/h(26.9→18.1), 5.3km/h(19.6→14.3) 느려졌다.

    신용목 서울시도시교통본부장은 “공덕동주민센터-남대문시장(3km) 주행시간은 18분 30초로, 고가 폐쇄 전보다 평균 7분 12초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시가 예상한 지연시간인 7분 30초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 본부장은 출근길 차량이 몰린 러시아워 시간대에 공덕동주민센터-남대문시장 구간에서 정체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오전 8시 20분~30분 사이 교통량이 집중되면서 (이곳을 통과하는데) 25분~30분 정도 소요됐다”고 말했다.

  • 14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신청사 TOPIS상황실에서 '고가폐쇄 익일 상황실 운영현황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 14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신청사 TOPIS상황실에서 '고가폐쇄 익일 상황실 운영현황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고가도로 폐쇄에 따른 교통 혼잡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가 신설한 8001번 버스는, 지난 13일 437명이 이용했고, 14일 오전 9시까지 18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교통운영체계 개선을 위해, 서울역 교차로 내 분홍색 컬러레인(color lane)을 도입해 신설 직진차로를 안내하는 한편, 통일로 노면표시를 통해 차로별 방향안내 등을 보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평일 출퇴근 패턴을 반영해 교통신호시간을 조정하고,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계도요원 배치 등 현장관리도 병행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과 사전 우회경로 확인 등을 당부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불만을 토로하는 네티즌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고가 폐쇄 전ㆍ후 교통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서울시 발표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교통정체에 따른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공원(서울역고가공원)은 공원다운 곳에다 만들어야지, 그렇지 않아도 교통지옥같은 도로 한복판에 공원이 왠말이냐.”

    “20분이 더 걸린 나는 오늘 서울로 출근한게 아니었나보다.”

    “우회도로로 5분 걸리던 길이 25분 걸렸는데 교통대란이 아니면 뭐냐.”

    “지금 현장에 임시로 안내요원이 있어서 그나마 6~7분 소요된다던 것이 3배 정도 더 들지, 안내요원마저 사라지는 21일부터 헬게이트는 시간문제.”

    “그냥 고가를 철거하고 도로를 확장해. 공원만들면 도로가 좁아 차가 막히는 것은 당연.”

    “교통대란 있었습니다. 지각할까봐 버스 안에서 발만 동동 굴렀네요.”

    “효창동에서 8시 20분에 나오는데 숙대쪽 도로는 완전히 주차장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출퇴근할 지 캄캄합니다.”

    “교통대란이 없다니 장난아니게 막히는데. 15분이면 갈걸 30분이 넘게 못가고 있는데”


    이 같은 시민들의 불만에 서울시는 “1천명 이상의 서울시 직원들이 동원돼,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낙관적 전망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고가도로 철거라는 간단한 해결책을 두고,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치적을 위해 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