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나라에서 중노동에 시달려…주로 건설업 현장에서 단순 기능직 및 노동
  • ▲ 러시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모습.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화면 캡쳐
    ▲ 러시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모습.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화면 캡쳐

    북한 김정은이 외화벌이를 위해 세계 각국 126개 기업에 최대 10만 명의 근로자들을 보내 매년 3억 달러 상당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3일 ‘북한인권정보센터(NKBD)’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열고 북한이 해외에 송출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들을 공개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중동 등 17개 국가 126개 기업에 고용돼 일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공개한 자료상에는 북한 근로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러시아 1만 7,701명이었으며,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도 2,600명 이상의 북한 근로자들이 파견돼 일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과 몽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키르기즈스탄 등에 1,261명이 파견돼 있으며, 앙골라, 이디오피아, 세네갈 등 아프리카는 200명 이상, 폴란드 등 유럽에는 300명 이상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직종은 의료, 건설, 요식업, 제조업, 광업, 수산업, 무역업, 조선업, 원예업, 철강업, 임업 등 14개 산업이었지만,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이 일하는 산업은 역시 건설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카타르 등이 특히 건설업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많이 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여성 근로자들의 경우 세계 곳곳에서 주로 봉제공장 등과 같은 영세한 공장에서 많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지난 6월 말부터 11월까지 몽골, 폴란드 등을 직접 방문해 현지에서 근무 중인 북한 근로자들의 현황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 근로자 대부분이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하루 평균 12시간씩 주 6일 근무를 하는 등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임금 체불이나 미지급 등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해외로 송출된 북한 근로자들 가운데 자원한 사람도 많지만, 현역 군인이 건설회사 소속으로 단체로 해외에 파견되기도 하며, 체류 기간은 3~5년 가량이라고 한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측은 “무엇보다 큰 문제는 북한 당국에 임금의 90% 가량을 떼인다”는 점이라면서 “근로자들은 달러를 벌 수 있고 북한 땅을 벗어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껴 담당자에게 적게는 500달러, 많게는 1,000달러의 뇌물까지 바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자료 공개에 일각에서는 “해외로 송출되는 북한 근로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2014년 이후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수가 급증한 점, 유엔 안보리 제재 때문에 외화 구하기가 쉽지 않은 김정은 정권이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 대한 감시를 조금 느슨하게 만든 점 등을 들어 현재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수자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조사 결과보다 훨씬 많으며, 이들을 통해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수익 또한 배 이상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