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김양건 사망… 軍部 암살로 추정할 수도 있는 근거는?

    지뢰도발 이후 대남사업 주도권이 정찰총국에서 통전부로 넘어간 데 대한 軍部의 반발일 수도

    裵振榮(월간조선 기자)   
      
    북한 노동당 對南 담당 비서 김양건이 12월29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멀리는 1970년대 부수상 남일부터 前 對南 담당 비서 김용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리제강 등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교통사고는 그리 많지 않아도 고위층 교통사고는 잦다 보니, 이런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숙청’이나 ‘암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곤 한다. 김양건의 죽음과 관련해서도 그런 의혹이 나오고 있다.

     북한방송은 김양건을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충직한 혁명전사’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가장 가까운 전우’라고 찬양하면서, 김정은이 장의위원장이 되어 국장(國葬)을 치르기로 했다고 전하고 있다. ‘정치적 암살’을 덮기 위한 쇼일수도 있지만, 정말 단순 교통사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 김양건 빈소를 찾은 김정은(연합뉴스)
    ▲ 김양건 빈소를 찾은 김정은(연합뉴스)


    일부 보도에 의하면 교통사고를 낸 차량은 軍 트럭이라고 한다. 이 부분이 흥미롭다.
    김양건이 김정은에 의해 교통사고를 가장한 ‘숙청’을 당한 건 아니더라도, ‘군부에 의한 암살’일 가능성은 있다는 추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말기부터 ‘정찰총국’, 즉 군부가 對南사업의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김양건 등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는 뒷전으로 밀렸다. 여기에는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를 통전부가 풀지 못한 데 대한 문책의 의미도 있었다. 이후 북한의 대남정책이 전쟁협박, 박근혜 정권에 대한 원색적 비난 등 강경일변도로 흘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다가 터진 것이 지난 8월 북한의 지뢰도발이었다.
    북한 대남총국의 의도적인 도발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의견이지만,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조금 다른 주장을 편다.

    그는 “지뢰도발은 정찰총국의 소행인 것은 맞지만, 정찰총국 혹은 북한군 상층부의 고의적인 도발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정찰총국 요원들이 철책선을 넘어와 지뢰를 매설하는 훈련을 하곤 하는데, 일부 정찰총국 요원들이 영웅심리에서 지나치게 남쪽으로 내려와 통문 바로 앞에 목함지뢰를 매설했고, 그게 폭발하면서 우리 병사들이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다.

     지뢰도발 사건 이후 정찰총국은 사태 직후 對南 포격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상황을 덮어보려 했으나,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對北 확성기 방송 재개 등으로 맞섰다.

    姜 소장에 의하면, 김정은은 그런 상황을 야기한 정찰총국 관계자들에게 격노, '군부에게 대남사업을 맡기다가 이렇게 됐다. 역시 對南관계는 통전부가 해야 한다'면서 김양건을 불러들였다고 한다. 김양건은 자신의 역량을 총발휘해서 8·24 남북합의를 이끌어냈고 이후 김정은은 대단히 신뢰하게 됐다는 게 강 소장의 얘기였다.

    그 말이 맞다면, 그리고 김양건이 軍 트럭이 추돌사고(?)를 내는 바람에 사망한 것이라면, 이 교통사고는 對南사업의 주도권을 김양건에게 빼앗긴 군부가 김양건을 제거하기 위해 꾸민 일일 가능성도 있다.● [조선 Pub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