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서적’ 판매하던 코즈웨이 베이 서점 임원 5명 연쇄실종…홍콩 경찰, 수사 착수
  • 2015년 11월 6일자 '보쉰'의 보도 화면. 홍콩 서점 관계자가 中공안에 의해 태국에서 납치됐다는 내용이다. ⓒ보쉰 영문판 보도화면 캡쳐
    ▲ 2015년 11월 6일자 '보쉰'의 보도 화면. 홍콩 서점 관계자가 中공안에 의해 태국에서 납치됐다는 내용이다. ⓒ보쉰 영문판 보도화면 캡쳐

    중국 공산당의 독재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일이 공개되는 걸까. 최근 홍콩의 한 대형서점 임원들이 잇달아 실종된 사건이 사실은 中공산당의 불법 납치 및 감금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명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들은 3일 최근 홍콩의 한 대형서점 관계자들이 잇달아 실종된 사건에 대해 홍콩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실종된 사람들이 근무하던 회사는 ‘코즈웨이 베이 서점’이라고 한다.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형 서점’으로 유명했지만, 中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中공산당의 치부와 비리, 문제점을 담은 책을 파는 서점”으로 더욱 유명했다고 한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이 서점 관계자들이 실종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0월 중순부터라고. 2015년 10월 17일 서점의 모회사인 ‘마이티 커런트 미디어’ 대주주 ‘구이민하이’가 실종됐고, 10월 24일에는 서점 점장인 ‘람윙케이’, 10월 26일에는 ‘마이티 커런트 미디어’의 총경리인 ‘뤼보’와 업무 매니저 ‘청지핑’, 12월 30일에는 주요 주주인 ‘리보’가 실종됐다고 한다.

    홍콩 언론들이 더욱 이상하게 여기는 점은 실종된 ‘리보’ 씨의 부인의 이야기. 그는 中광둥성 선전에서 전화를 걸어와 “리보가 전화를 해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현재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일찍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홍콩 언론들은 2015년 11월 6일, 해외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이 “서점의 대주주인 ‘구이민하이’는 태국 파타야의 한 아파트에서 중국 공안들에게 납치된 뒤 광둥성 선전으로 끌려가 구금돼 있으며, ‘마이티 커런트 미디어’와 ‘코즈웨이 베이 서점’ 관계자들도 모두 선전에 갇혀 있다”고 보도한 내용에도 주목했다.

    홍콩 언론들은 “리보의 부인이 홍콩 시민들끼리 사용하는 광둥어가 아니라 ‘보통어(중국 본토의 표준어)’를 사용했다”는 점까지 연결지어 “홍콩 코즈웨이 베이 서점 관계자들이 中공산당 공안들에 의해 연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언론 보도가 나오자 홍콩 각계는 中공산당을 향해 이번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콩 정치권은 현행법에 따르면 中공산당 공안은 홍콩에서 사법권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中공산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서점 관계자들이 실제로 中공산당 공안에 의해 납치돼 구금되었다면, 이는 ‘1국 2체제’라는 대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홍콩 경찰은 ‘코즈웨이 베이 서점 연쇄실종 사건’을 본격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 경찰이 中공산당의 ‘통제’를 벗어나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으리라 보는 홍콩 시민들은 거의 없다.

    만약 홍콩 서점 관계자 연쇄 실종이 中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공안이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홍콩은 물론 세계 각국의 화교 사회에서는 中공산당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