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 알 주바이르 외교장관 “이란이 안보 해치는 상황, 좌시하지 않을 것” 경고
  • ▲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가 이란과의 국교단절을 선언했다. 러시아 투데이는 이를 두고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까지 썼다. ⓒ러시아투데이 보도화면 캡쳐
    ▲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가 이란과의 국교단절을 선언했다. 러시아 투데이는 이를 두고 "지옥문이 열렸다"는 표현까지 썼다. ⓒ러시아투데이 보도화면 캡쳐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전격적으로 ‘단교(斷交)’ 조치를 취했다. 지난 2일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불을 지른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하는 모든 이란 외교관은 48시간 내에 떠나라”고 발표했다.

    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란과의 ‘단교’를 전격 선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들은 이란과의 단교 조치가 지난 2일 ‘님르 바크르 알 님르’ 등 시아파 성직자 처형에 반발한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던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을 공격하고, 총영사관에 불을 지른 데 대한 보복 조치라고 전했다.

    알 아라비야 방송은 이란 시위대의 공격이 일어났을 때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들은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두바이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함에 따라 중동 정세는 2016년 초부터 긴장 상태에 빠졌다. 두 나라 간의 감정 대립이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단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7년 이란의 종교지도자 호메이니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건국이념인 ‘와하비즘(7세기 무슬림 초기로 돌아가자는 분파)’을 “무슬림이 아닌 이단”이라고 비난하자 사우디 정부가 ‘단교’ 조치를 취했지만,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뒤 이란이 이라크를 비난하면서 1991년 다시 외교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 상황은 다르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예멘 내전과 테러조직 ‘대쉬(ISIS)’ 문제를 놓고 이미 대립 중인데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시아파 지도자 처형에 시아파 전체가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우디와 이란 간의 대립이 아닌,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대립 양상으로 번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