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살인범 수배령으로 팽팽한 국경 정세

    北, 가난한 생활고로 살인사건 잇달아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뉴포커스 북한 통신원은 2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새해를 맞으며 북한국경지방에 내린 살인포고령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북한국경도시 양강도 혜산시에서 강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혜산지방에는 인민보안성이(경찰청) 작성한 살인범 수배령이 내린 상태이며, 국경지방을 중심으로 살인자 추적이 진행되고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시기는 지난 12월 혜산시장 주변이다."고 전해왔다.

    살인자로 지목된 남성은 오랫동안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피해자는 시장 인근에서 중국산 상품을 넘겨받으려고 중국 돈(3만 원)을 몸에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자는 골목길로 들어서는 여성에게 칼을 휘둘렀다. 여성은 현장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졌고, 살인자는 여성의 비명에 모여든 사람들을 밀치고 골목으로 도망쳤다. 살해된 여성은 혜산시 혜탄동 71반에 사는 여성으로 밝혀졌다.

    통신원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보안원(경찰)들은 사건이 발생한 주변 골목길을 차단하고 당시 목격자들을 조사하여 살인범의 행적을 추적했다. 얼마 후 사건 발생구역을 지나던 주민들의 증언에 기초하여 살인자의 신상을 밝혀졌지만, 행방은 현재까지 묘연하다."고 부연했다.

  • 북한 정권은 인민보안성(경찰청) 공문이 찍힌 살인자 수배령을 내렸다. 시장이나 공공건물에는 살인자의 사진과 함께 인상착의를 기록한 수배 전단을 배포 부착했다. 살인자로 지목된 남성은 혜산시 강안동에 거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예전에도 강도죄로 감옥에 갇혔던 전범자이다.

    통신원은 살인자가 중국으로 도주할 경우를 대비하여 국경경비도 전보다 더 살벌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이번 살인사건을 심중하게 조사하고 수배령을 내린 데는 그만한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살인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0월 혜산동에서 물고기 짐을 이고 시장으로 향하던 여인이 강도의 흉기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이 있었다. 강도는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탓에 지금까지도 그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강도사건 때문에 주민들 속에는 '요즘은 훤한 낮에도 혼자 골목길로 들어서기 무섭다.' 할 정도로 공포심이 증가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이번 살인자 수배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살인자를 잡아 시범으로 엄중히 처벌함으로써 사회적 골칫거리인 살인사건을 미리 방지하자는 목적이다. 북한에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당 간부를 숙청하고, 친인척까지 처형하는 공포정치가 시작되었다. 거기다 흉기로 인한 살인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살인자 수배령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사람은 따로 있다고 한다. 다름 아닌 국경지방에 사는 밀수꾼이다. 북한 정권은 만약의 경우 살인자가 중국으로 도주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국경지대에 대한 특별단속을 시작했다.

    세 개의 팀으로 꾸려 진 살인범 조사팀은 강안동을 중심으로 안풍동, 혜산동, 등 국경세대들을 샅샅이 뒤진다. 그들은 살인자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 국경주민세대를 가택 수색했다. 결과 살인자는 그림자도 없고, 개인 집에 숨겨놓은 다량의 밀수품만 회수한 상황이다. 밀수꾼에게 밀수품은 가정을 먹여 살리는 생명줄과 같다. 이번 살인자색출로 강안동의 밀수꾼 세대들이 집안의 전 재산을 잃었다. 강도 한 명을 잡으려다 숱한 세대들의 생명줄을 끊여놓은 셈이다.

    끝으로 통신원은 "사건 발생 1개월이 지난 지금도 살인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배령이 내린 후 국경밀수가 중단되다 보니 중국산 상품가격이 종전보다 껑충 올랐다. 살인자를 잡으려고 내린 수배령 때문에 국경밀수꾼은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도 경제적 타격을 받는다. 주민들은 새해에도 살인자 색출로 국경정세가 편안치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더불어 실체가 밝혀진 살인범도 잡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북한 보안서의 무능함에 혀를 찬다."고 부연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