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대북 전광판 이어 대북전단도 준비 중…민간 대북전단보다 더 멀리 넓게 확산
  • 대북전단은 한국이 가진 '대북 비대칭 전력' 가운데 하나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은다. ⓒ채널A 쾌도난마 대북전단 관련 방송화면 캡쳐
    ▲ 대북전단은 한국이 가진 '대북 비대칭 전력' 가운데 하나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은다. ⓒ채널A 쾌도난마 대북전단 관련 방송화면 캡쳐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은 한국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자 지난 12일부터 ‘대남전단(일명 삐라)’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에 한국군은 여러 가지 추가 대응책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실행은 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날려 보낸 ‘대남전단’ 때문에 경기 서북부 일대의 민간 자산이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하자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대북전단’과 대북 방송용 전광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방송용 전광판은 휴전선 일대 북한군들이 보는 것이지만, 대북전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이다. 파괴력 또한 대북 확성기 방송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방부에서 이미 준비를 마쳤다는 ‘대북전단’은 북한인권단체들이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전단과는 수준이 다르다.

    북한인권단체가 ‘대북전단’을 매달아 보내는 풍선은 비용 문제로 값이 싼 수소를 일반 비닐 풍선에 넣은 뒤 민수용 GPS 추적기, 타이머 등을 장착해 날려 보낸다. 풍향은 민간에 공개된 기상 정보를 토대로 계산한다.

    반면 국방부가 90년대까지 날려 보냈던 ‘대북전단용 풍선’은 헬륨을 잘 찢어지지 않는 풍선에 넣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터뜨려 광범위한 지역에 대북전단을 살포한다. 국방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이 같은 ‘대북전단용 풍선’의 성능을 현대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향이나 살포 지역,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 등은 공군 기상전대와 한미 연합자산의 도움을 받는다. 민간 기상예보보다 더 많은 변수를 고려, 더 정확하게, 더 먼 거리까지 대북전단을 날려 보낼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바로 비용과 조직 측면. 북한인권단체의 ‘대북전단 풍선’은 모금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는 탓에 대북전단을 자주 날릴 수 없다. 반면 비용과 조직 면에서 제약이 적은 국방부는 ‘대북전단 풍선’을 수시로 날려 보낼 수 있다. 대북전단에 동봉하는 물품 또한 다양해질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북한인권단체들은 국방부가 나서서 대북전단을 살포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 년 째 해 왔다.

    국방부가 그동안 외면하다시피 했던 대북전단을 준비 중이라는 것은 최근 북한의 도발이 정도가 지나치다는 판단과 정전협정의 ‘비례 자위권’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강하게 반발한다. 북한을 자극하는 ‘정전협정 위반’이며 ‘접경 지역의 긴장만 높아질 뿐’이라는 이유를 내세운다.

    한국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힌 북한의 ‘대남전단’에 맞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이제 ‘군 수뇌부의 결심’만 남은 상태다.

    청와대와 국방부 수뇌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전격 실시한다면 김정은 집단에게는 가장 아픈 공격이 될 것이라는 게 많은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 단체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