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관광객에 북한 식당 소개하는 여행사들에 권고 예정
  • ▲ '북한 김태희'로 널리 알려진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의 사진. 그가 근무하던 식당은 캄보디아에 있었다. ⓒ2008년 온라인에 퍼진 영상 캡쳐
    ▲ '북한 김태희'로 널리 알려진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의 사진. 그가 근무하던 식당은 캄보디아에 있었다. ⓒ2008년 온라인에 퍼진 영상 캡쳐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중국이나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북한 식당을 이용해 봤다는 ‘후기’가 많다. 여기에는 ‘북한 김태희’ 등 북한 미녀들을 봤다는 이야기도 많다. 그런데 이곳에서 쓴 돈이 모두 김정은의 비자금으로 활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 걸까.

    정부는 지난 14일, 한국 해외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해외에 있는 북한식당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중국 등 북한 식당이 많은 지역에 관광객을 보내는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국인들의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공무원, 공공기관 현지 주재원 등은 북한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해외 북한식당 이용 자제를 권고하기로 한 이유는 이곳에서 벌어들인 돈이 거의 다 김정은의 통치자금이나 핵무기 또는 미사일 개발 등에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130여 곳으로 이 가운데 100여 곳이 중국에 있으며,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도 영업 중이라고 한다. 북한 식당이 가장 많은 곳은 단둥으로 25곳 이상이라고 한다. 북한 당국이 해외 식당 운영을 위해 파견한 종업원은 2,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북한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의 수나 규모보다 더 주목할 점은 자국으로 송금하는 돈. 여기서 벌어들인 외화는 연간 1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거의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외화와 맞먹는 규모다.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 2012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에도 해외공관과 현지 교민들의 북한 식당 출입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수준이 다르다고 한다.

    최근 中공산당이 북한 은행들의 중국 내 미인가 영업 상황을 살피는가 하면,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한 ‘대북제재 강화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고, 일본 또한 조총련을 포함해 일본에서의 거액 대북송금을 금지하는 등 국제사회가 북한 김정은 집단의 ‘돈줄 죄기’에 나서고 있어, 당사자인 한국 정부는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용 자제 권고와 별개로 해외 여행객들이 북한 식당을 이용하는 것은 사실 ‘바가지’를 뒤집어쓰기 딱 좋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 인근의 북한 식당에서는 “진짜 산삼이 들었다”며 산삼술을 500달러에, 한국에도 잘 알려진 ‘들쭉술’을 200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 원가(5~10달러)를 따지면 수십 배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는 ‘북한판 비아그라’라는 정력제를 팔고 있는데 이 또한 ‘바가지’가 심한 편이라고 한다.

    이들 북한 식당은 모두 39호실 산하의 위장업체들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에 문을 연 앙코르와트 사원 인근의 박물관 또한 39호실 산하 위장업체가 운영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국가보위부, 정찰총국, 인민군 산하 기관을 통해서도 해외에서 다양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온라인 불법 도박, 화상채팅 등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사업 가운데 하나다.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가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양한 북한의 해외사업 전반에 대한 금지령이 내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