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 무역중단과 밀수활성화의 가능성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 북 중 국경에서 거래되는 밀수품(구리) / 자료사진
    ▲ 북 중 국경에서 거래되는 밀수품(구리) / 자료사진


     
    최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관련해 강력한 대북 제재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대북제재 초안에서 항공유 공급 중단과 광물 수출 금지 조치가 포함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북 중 무역이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도했다.북한 수출품의 40%를 차지하는 석탄과 광석 무역이 감소하면 북한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13억200만 달러어치의 광물을 중국에 수출했다. 품목별 순위는 석탄, 철광석, 연광, 귀금속이다. 중국 매체의 보도대로 북한 광물 수출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경우 북한 외화벌이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한편 김정은 통지자금 확보에도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

    북 중무역이 중단되면 광업 분야에서 종사하던 수많은 북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중국은 무역거래를 위해 북한에 광석이나 석탄을 생산할 수 있는 기계설비와 운수수단을 제공해주었다. 광물무역이 감소하면 수출생산을 목적으로 북한에 투입되었던 다량의 중국 산 기계와 운전 기재들이 철수한다.

    뉴포커스 북한 통신원은 전화통화에서 "북 중 무역이 멈춰도 주민들의 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다. 지금까지 북 중 무역으로 끌어들인 식량과 기름은 군부대나 중앙당에서 전부 소비하였고 주민들에게 차려진 것은 하나도 없다. 주민들 일상생활에 필요한 쌀, 기름, 생활필수품은 시장에서 거래되며, 개인밀수를 통해 중국 상품이 시장으로 흘러들어온다."고 전했다.

    "중국 무역상인들은 북한에서 수출하는 광물을 헐값으로 사다 보니 그로 인해 얻어지는 막대한 이익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북한에는 '큰 소가 쓰러지면 작은 소가 대신한다'는 속담이 있다. 큰 무역은 멈춰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소 무역 (밀수)는 공식적인 무역이 멈춤과 함께 예전보다 더 활성화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한정착 1년 차 탈북민 장 씨는 "거슬러보면 북한 정권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던 시기 숱한 광물과 통나무를 중국에 헐값에 팔았다. 90년대 초반부터 시작했던 통나무무역으로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큰 산들은 벌거숭이로 변했고, 나무 한 그루 없는 야산에는 장마철만 되면 산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김정일은 생존 시 무산에 보존된 김일성 구호나무 방풍림을 베어 중국에 보내진다는 보고를 받은 다음에야 통나무 무역을 중지했다."고 증언했다.

    "통나무 무역이 멈추자 중국 쪽 상인들은 개인을 통해 통나무 밀수를 대대적으로 벌렸다. 갑작스러운 무역중단으로 토장(나무를 보관하는 곳)마다 높이 쌓였던 통나무는 밀수꾼에 의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밤마다 압록강 두만강 주변에는 통나무를 물에 띄우기 위해 모인 밀수꾼들로 복적였다. 합법적 통나무 무역은 멈췄지만, 개인들의 밀수는 종전보다 더 활발히 진행되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탈북민 무산 출신 조 씨는 "지금 쯤 중국상인과 북한밀수꾼사이에는 북 중 무역중단을 기회삼아 새로운 판로(팔릴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하기 위한 암거래가 형성 될 가능성이 높다.
    왜 냐면 중국무역대표들은 변덕이 심한 북한정권을 상대하기 보다 신용도가 높고 꾸준히 움직이는 개인밀수꾼과의 거래에 더 많은 기대를 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북한 정권의 지금까지 진행해온 북 중 무역은 주민들의 생활향상과는 상관이 없으며, 규모는 작지만 지긋히 유지하는 개인 밀수가 주민들의 실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탈북민들은 인터뷰에서 북 중 무역중단으로 주민 세대부담이 예전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